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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강릉산불] "보물 경포대 지켜라" 거센 화마와 사투 벌인 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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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장·오죽헌 등도 피해 없어…도 유형문화재 방해정 일부 소실

연합뉴스

강릉서 산불…경포대 사수 총력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11일 오전 강원 강릉시 난곡동의 한 야산에서 난 불이 확산해 경포대에서 진화대원이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물을 뿌리고 있다. 2023.4.11 yoo21@yna.co.kr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양지웅 기자 = 11일 오전 강원 강릉시 난곡동에서 발생한 산불이 최대 순간 초속 30m의 태풍급 바람을 타고 경포대로 향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관계 공무원들은 비상이 걸렸다.

도 문화관광국, 시청, 문화재청 공무원 20여 명은 화마로부터 경포대를 지키고자 즉시 현장으로 향했다.

현장은 강풍을 따라 번지는 연기에 제대로 눈을 뜨기도, 똑바로 서 있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문화재청 직원들은 현판 7개를 떼어내 인근 오죽헌박물관으로 옮겼고, 도·시청 공무원들은 소화전과 등짐 펌프 등을 이용해 정자 주변으로 계속 물을 뿌렸다.

하지만 거센 바람을 등에 업은 불길은 금세 경포대 뒤쪽 100여m까지 접근했고, 정자 인근 아름드리 벚나무와 근처 화초에도 불이 옮겨붙기 시작했다.

현장 공무원과 문화재 돌봄이, 안전경비원, 의용소방대는 사력을 다해 물줄기를 쐈고, 때마침 도착한 산불진화차량까지 가세해 불길을 겨우 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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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대 인근까지 확산한 산불
(강릉=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11일 오전 강릉시 난곡동에서 발생한 산불이 경포대 인근까지 번지고 있다. 2023.4.11 momo@yna.co.kr


강릉시 관계자는 12일 "경포대는 지역을 상징하는 보물로, 불길이 향한다는 소식을 듣고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진화 작업을 펼친 덕분에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릉을 대표하는 명소인 경포대는 관동팔경(關東八景) 가운데 제1경으로 꼽힌다.

조선시대 문인인 송강 정철(1536∼1593)이 쓴 가사 '관동별곡'(關東別曲) 등에 등장하며 예로부터 많은 문인이 찾아 자연 풍광을 즐기며 학문을 닦고 마음을 수양했던 유서 깊은 장소다. 지난 2019년 보물로 지정됐다.

국가민속문화재인 강릉 선교장과 보물 오죽헌 역시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강원도 유형문화재인 강릉 방해정(放海亭)은 일부가 소실됐다.

경포호 주변에 있는 작은 정자로 비지정 문화재인 상영정(觴詠亭)과 사찰 인월사는 불에 타 전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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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산불…문화재 피해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11일 오전 강원 강릉시 난곡동의 한 야산에서 난 불이 확산 중인 가운데 도 유형문화재 50호 방해정에도 피해가 발생했다. 2023.4.11 yoo21@yna.co.kr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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