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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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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 높아진 네이버·카카오웹툰…지갑 여는 2030 독자층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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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웹툰' 속속 선보여…네이버웹툰 로맨스 1위도 성인 웹툰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웹툰 속 남녀 주인공이 침대 위에서 입을 맞춘다. 오묘한 분위기가 흐르는가 싶지만, 곧장 새가 지저귀고 햇살이 비치는 장면으로 전환된다.

이처럼 선정적인 장면은 몽땅 잘려 나가고 독자들만 댓글 창에서 아우성을 쏟아내는 모습은 그간 주요 웹툰 플랫폼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광경이었다.

베드신 대신 물레방아를 비추던 1950년대 영화 못지않게 건전한 작품만 연재하던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이 최근 엄격하던 기준을 내려놓고 다양한 성인용 웹툰을 선보이고 있다.

12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현재 네이버웹툰에 등록된 성인 웹툰은 71편이며, 이 가운데 16편이 연재 중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성인 웹툰이 연재되기는 했지만 주로 '지금 우리 학교는', '초록인간'처럼 잔인한 장면이 많은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폭력성보다는 선정성이 높은 성인 웹툰이 늘어난 모양새다.

대표작은 '이두나!'로 유명한 민송아 작가의 '앞집나리'다. 이웃집 미소녀 이야기인 이 작품은 현재 로맨스 장르 1위, 목요웹툰 인기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네온비 작가가 설립한 칸트웍스에서 각색한 '남편을 죽여줘요'는 남자의 나체를 그리고 싶어 하는 공작부인의 이야기로, 목요웹툰 5위에 오른 상태다. 성인웹툰 작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신작 '성스러운 작가 생활'은 수요웹툰 6위로 단번에 올라섰다.

카카오웹툰의 경우 판타지 드라마, 로맨스, 학원·판타지, 로맨스 판타지, 액션·무협, 드라마, 공포·스릴러, 코믹·일상 등 8개 장르별 상위 100개 작품(총 800개) 가운데 성인 웹툰의 수는 59개(11일 기준)에 달했다.

상위 100개 작품 가운데 성인 웹툰 비중이 가장 높은 장르는 공포·스릴러(21개)였고, 로맨스(12개), 로맨스 판타지(8개)의 비중도 적지 않았다.

카카오웹툰은 아예 노블코믹스(웹소설 원작 웹툰)를 제작할 때 같은 작품을 청소년이 볼 수 있는 버전과 '19세 완전판'이라는 이름의 성인 버전 두 가지로 동시에 선보이고 있다.

기존 로맨스 판타지 웹툰에서 빠지던 성애 장면을 넣은 이른바 '무삭제판'을 따로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결혼 장사', '백작가의 불청객들', '약탈★ 마드모아젤' 등이 대표적이다.

연합뉴스

청소년 이용가·이용 불가 2가지 버전으로 만들어진 웹툰
[카카오웹툰 갈무리]


이처럼 웹툰 주요 플랫폼들이 성인 웹툰을 속속 내놓는 것은 웹툰 주요 독자 및 소비자층의 연령대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웹툰 이용률은 20대가 가장 높고, 지갑을 여는 연령층도 20대와 30대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펴낸 '2022 만화 웹툰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웹툰을 거의 매일 본다는 비율이 가장 많은 연령층은 20대로 36.8%였다. 10대는 32.6%, 30대는 27.4%였다.

유료 결제 경험과 빈도가 가장 많은 연령층도 20대였다. 20대의 57.0%, 30대의 55.0%가 웹툰을 유료로 결제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10대의 유료 결제 경험 비율은 49.9%였다.

유료 결제 경험자 가운데 주 1회 이상 유료 결제한다고 답한 비율을 살펴보면 20대가 28.8%로 가장 많았고, 10대가 24.4%, 30대는 22.9%, 40대는 20.6%였다.

성인 독자를 겨냥한 웹툰은 이미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성인 웹툰 작품 비중이 높은 레진코믹스, 탑툰, 투믹스 등이 네이버웹툰,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웹툰의 뒤를 바짝 이어 중소형 플랫폼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다만 주요 플랫폼들은 여전히 10대를 포함한 전 연령층을 타깃으로 삼고 있어 성인 웹툰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한 웹툰 플랫폼 관계자는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요구)를 반영하고 작품의 다양성 차원에서 일부 19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연재작 중 전 연령 또는 15세 작품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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