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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물가와 GDP

'물가'보다 '경제불안' 우려한 한은 "경기 하방위험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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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방향]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4.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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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로 동결했다. 금통위가 '물가'보다 '경기위축'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이 4% 초반대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통위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로써 금통위는 지난 2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금통위는 지난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한 뒤 지난해 4·5·7·8·10·11월, 올해 1월까지 7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이날 동결로 한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현 수준에서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관측된다.

금통위는 우선 국내경제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소비가 지난해 4분기 부진에서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나타냈지만 수출이 반도체 등 IT 경기부진 심화로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고용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지만 경기 둔화로 취업자수 증가폭 축소가 이어졌다고 했다.

무엇보다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 사태로 주요국에서 금융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는 게 금통위의 판단이다. 아울러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근원물가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둔화되고 있다고 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그간의 금리인상 영향 등으로 상반기까진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에는 IT 경기부진 완화, 중국경제 회복의 영향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년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인 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3.4.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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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는 또 물가에 대해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가 3월중 상승률이 전월 4.8%에서 4.2%로 낮아지는 등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고 했다. 이는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그간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던 가공식품 가격의 오름세가 둔화된 데 따른 것이다. 3월중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4.0%로 전월과 동일했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로 전월보다 소폭 하락했다.

향후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수요압력 약화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이후엔 3%대로 낮아지는 등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금통위는 예상했다. 다만 주요국에서 금융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는 등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금융안정 상황 및 여타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 것이다.

금통위는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 금융부문의 리스크 상황,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미 달러화 움직임, 중국경제의 회복 상황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고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도 상승률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금통위가 이르면 올해 4분기, 늦어도 내년 초부터 금리 인하에 돌입해 내년 말 기준금리를 2.5% 수준까지 내릴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올해 연말 물가가 3%대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다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등 경기가 부진한 탓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높은 가계부채로 대출 부실 우려까지 커지고 있어 늦어도 내년 금리인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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