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변명 여지 없다…모두 제작진의 잘못된 판단"
9일 방송된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출연한 가수 호란. [MBC 방송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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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3차례 음주운전으로 논란이 된 그룹 클래지콰이 멤버 호란(최수진)이 지상파 방송에 복귀한 데 따른 파장이 10일 이어지고 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초등학생을 차로 덮쳐 숨지게 한 60대 운전자를 여러 매체가 다루는 등 보도 시점이 맞물려 파장은 더 크게 일고 있는 모습이다.
호란은 지난 9일 방송된 MBC 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출연했다. 2016년 9월 3번째 음주운전에 적발되고 자숙한지 7년 만에 지상파 무대에 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그램은 얼굴, 신분을 숨기고 목소리로만 경연을 펼친다. 호란은 탈락하고나서 정체가 공개됐다. 제작진은 '매력적인 목소리로 사랑받는 보컬리스트 호란', '음색 퀸 호란 무대에서 다시 만나요' 등 자막으로 소개했다.
호란은 이후 인터뷰에서 "따뜻한 응원 덕에 용기를 내 끝까지 서 있을 수 있었다"며 "곧 새로운 앨범을 발표할 예정인데 많이 들어달라. 조만간 공연으로도 만나 뵙겠다"고 했다.
방송 직후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호란의 출연을 비판하는 시청자 의견이 연달아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섭외할 사람 없으면 프로그램 종영이 답", "음주운전이 세 번이다. 다른 전과자들도 출연시켜라" 등 의견을 냈다.
몇몇 누리꾼은 지난 8일 대낮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9세 초등학생을 차로 쳐서 숨지게 한 60대 운전자 건도 거론했다.
대전지법 윤지숙 영장전담판사는 10일 오후 2시30분부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등 혐의를 받는 A(66)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고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한 누리꾼은 "음주 운전자를, 그것도 3회 한 사람을 출연시킨다면 과연 이 사람이 진심으로 반성을 할까요"라고 했다. 이 밖에 이미 촬영을 마친 상태였어도 사회적 분위기를 보고 편집 등 조치를 했었어야 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대전 서구 둔산동 스쿨존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초등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A씨가 10일 오후 둔산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는 "유가족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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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호란 출연으로 논란이 확산하자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불편함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시청자분들의 엄격하고 당연한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변명의 여지가 없다. 모두 제작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생긴 일"이라며 "방송 후 시청자 여러분의 질타를 받고 반성했다"고 했다. 또 "앞으로 출연자 섭외에 있어 보다 엄격한 기준을 도입할 것"이라며 "시청자 여러분과 현 시대 정서를 세심히 살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호란은 지난 2004년, 2007년, 2016년 3차례에 걸쳐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적발됐다.
벌금형을 받은 호란은 "많은 분들에게 실망과 분노를 야기한 제 행동에 대해 깊이 후회하고 반성한다"며 "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을 했고, 있지 말았어야 할 사고를 일으켰다"고 고개를 숙였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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