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리하는 문체부, 운영방향 발표…"역동적 활용·MZ세대 참여"
1주년 특별음악회 개최…어린이날·장애인의날 행사도
청와대 본관 전경 |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다음 달 전면 개방 1주년을 맞는 청와대가 역사문화자연 복합 공간으로 꾸며져 주변 일대와 함께 세계적인 관광랜드마크로 조성된다.
대통령실로부터 지난달 31일 자로 청와대 관리에 관한 위임을 받은 문화체육관광부는 10일 문체부의 청와대 운영 기본 방향을 이같이 발표했다.
윤성천 문체부 청와대관리활용추진단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문체부 기자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문체부는 청와대를 역사와 문화,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주변 역사문화 자원과 북악산 등을 연계해 관광 랜드마크로 조성하는 작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개방된 청와대 관리 업무는 지난달까지 문화재청이 맡았으나 개방 1주년을 앞두고 문체부가 새로운 관리 주체로 결정됐다.
윤 단장은 "개방 1단계에선 시설 및 관람객 관리 등을 위해 고궁 관리 경험이 축적된 문화재청이 적임이었다면, 지난해 7월 문체부 업무보고 때인 개방 2단계부터는 문체부가 관리 활용에 대해 보고하고 준비 기간을 거쳤다. 관리 주체 이관은 문체부, 문화재청, 대통령실 협의를 통해 준비됐으며 좀 더 역동적으로 활용하는데 신경쓰란 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에서 즐기는 여름밤의 정취 |
◇ 역사문화자연 복합공간 조성…"전시·공연에 100억원 예산"
문체부는 대통령 역사, 문화예술, 문화재, 수목 등 네 가지 핵심 콘텐츠와 관련된 전시, 공연, 탐방 프로그램을 새롭게 준비한다. 올해 청와대 미술전시에 36억원, 청와대 활용 공연에 64억원 등 모두 100억원을 투입한다.
대통령 역사와 관련해 본관을 중심으로 역대 대통령의 삶과 철학에 친근하게 다가갈 특별 전시를 마련한다.
또 대정원과 녹지원, 헬기장, 소정원 등 야외에선 K-컬처의 정수를 느낄 공연을 연중 기획해 선보인다.
개방 1주년 특별음악회를 비롯해 국립국악원의 사철사색 연희 공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클래식 음악회, 국악방송의 K-뮤직 페스티벌, 국립오페라단의 K-오페라 갈라, 국립극장의 전통무용과 국악관현악 공연 등을 준비 중이다.
'대통령의 나무들', '숨은 나무찾기'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청와대 일원에 있는 35그루의 대통령 기념식수를 포함해 5만여 그루의 나무와 꽃 등 정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스토리를 발굴하고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개방된 청와대 본관 앞 대정원 |
아울러 장애인, 어린이, 국가유공자 등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이달 20일 장애인의날에는 춘추관에서 시각장애인오케스트라 공연을 개최한다. 지난해 9월 장애예술인 미술 특별전시회에 이어 장애인 친화 정책의 연장선에서 기획한 프로그램이라고 문체부는 설명했다.
5월 어린이날행사 등 청와대에서 연례적으로 열렸던 행사도 달라진다.
개방 이전에는 한정된 장소에 소수의 어린이만 초청해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대정원, 녹지원, 헬기장 등 전역에서 전통 의장과 군악 공연 및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으로 많은 어린이가 어린이날을 즐기도록 한다.
이밖에 6.25, 광복절과 같은 기념일에는 참전용사, 독립유공자 가족 등을 초청하는 프로그램도 기획한다.
당초 지난해 문체부는 청와대 활용 방안과 관련해 본관 일부와 영빈관 등에서의 전시를 중심으로 한 복합문화예술 공간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계획에는 공연 프로그램이 대폭 늘었다.
윤 단장은 "전체적인 운영 방향의 성격이 바뀐 건 아니다"며 "지난해 계획한 청와대 소장품 미술전 등 여러 전시를 계획하고 있으나, 준비 기간이 걸려 이달 말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단장은 또 대통령실 외교 행사 등에 쓰이는 영빈관 활용과 관련해선 "영빈관은 1978년 준공될 때부터 대외 행사, 만찬 등 행사 기능을 염두에 둬서 지은 건물이고 전임 대통령까지 그 기능이 작동했다"며 "(대통령실이) 별도 영빈관을 구하지 못한 상황에선 본래 기능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추후 영빈관 문제가 해결되면 다른 쪽으로의 활용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물관 옥상정원에서 바라본 경복궁과 청와대 모습 |
◇ 청와대 권역 관광클러스터로…"문화재 발굴·보존은 문화재청과 협의"
청와대 내부를 역사문화자연 복합공간으로 꾸민다면, 청와대 권역은 주변 자원 등을 연계한 관광 클러스터로 조성한다.
문체부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 수립에 MZ세대를 참여시킨다. 청와대 인근 역사문화 자원과 북악산(K-클라이밍)을 엮어 다양한 테마형 관광코스 개발하는데 MZ세대가 역동적인 실행 방안을 도출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들이 10대 관광코스를 소개하는 청와대 권역 관광클러스터 선포식도 조만간 열 계획이다.
윤 단장은 "청년 그룹을 구성해 자문을 구할 것"이라며 "기존 문체부의 2030청년자문단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보균 장관, 2022 장애예술인특별전 개막식 참석 |
문체부는 그간 청와대 관리 활용과 관련해 대통령실, 문화재청 및 청와대관리활용자문단과 협의해왔다.
문체부에 따르면 최근 종료된 대통령실 청와대관리활용자문단 보고서는 청와대의 보존·관리·활용의 기본원칙을 '역사성과 상징성의 보존과 구현', '국가성장 중심지로서의 역할과 정체성 존중', '정체성과 품격에 맞는 지속 가능한 콘텐츠 제공'으로 정했다.
또 청와대 권역을 '역사·화합의 공간', '소통·문화의 공간', '자연·휴식의 공간'으로 나눠 조성하고, 연계권역인 청와대 사랑채의 개선과 함께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 중심지를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다만, 문화재계 등 일각에선 청와대 일대에 대한 문화재 조사·연구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 1월에는 고려 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나와 조사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윤 단장은 "문화재청과 협의할 계획인데 문화재 발굴은 정교한 계획을 갖고 해야 해 계속 논의하기로 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또 사랑채 개보수와 관련해 박종택 문체부 관광정책국장은 "기본 콘셉트는 청와대나 인근 주변 지역 방문객을 위한 종합관광안내센터와 휴식 센터로 만드는 것"이라며 "상반기 중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하반기에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향후 대통령실, 문화재청과 협력해 청와대 관리 활용에 관한 후속 과제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윤 단장은 지난 1년간의 청와대 운영에 대해 "기존 계획이 지연된 측면이 있다"며 "이태원 사고로 무산되거나 영빈관 활용 변화 등으로 취소되는 과정도 겪었다. 관리 위임을 계기로 관람객 관리는 물론 개선점도 보완해 문제없이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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