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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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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중국 "우한 수산물 시장, 코로나 진원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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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코로나19 진원지로 지목된 우한의 화난 수산물 시장에 대해 "화난 수산물 시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진원지가 아니다"라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미국 등 서방의 연구 결과를 정면 반박한 것입니다. 중국은 나아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최초에 인간으로부터 확산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에는 '중국이 코로나19의 진원지가 아니다'라는 논리가 깔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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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8일 "화난 수산물 시장은 코로나19의 진원지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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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산물 시장·연구소 기원설 모두 반박…"은폐한 적 없어"



중국 국가질병통제예방센터는 주말인 8일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주말에 기자회견을 여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 최근 서방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반박하기 위한 성격이 강했습니다.

그동안 국제 학계에서는 코로나19의 기원으로 두 가지 가능성이 제시돼 왔습니다. 하나는 박쥐나 천산갑 등 동물로부터 시작돼 인간에게 퍼졌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바이러스를 연구하던 우한의 연구소에서 퍼져 나갔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이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부인했습니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선훙빙 주임은 "그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국내외 과학자들이 노력했지만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우한 화난 수산물 시장의 모든 동물 공급망 이력을 추적했으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됐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모든 정보를 공유했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선정한 국제 전문가들도 이를 인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할 당시 화난 수산물 시장에선 수산물 뿐 아니라 박쥐, 천산갑, 뱀, 너구리 등 각종 야생 동물도 팔리고 있었습니다. 중국은 연구소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한 실험실들에 대한 조사와 연구원들에 대한 건강 모니터링을 진행했지만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중국은 WHO 등에 모든 자료를 공유했다"면서 "코로나19 확진 사례와 표본, 검사·분석 결과 등 데이터를 은폐한 적이 없다"고 강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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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질병통제예방센터는 주말인 8일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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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시장 양성 염기서열, 인간과 일치…인간이 퍼뜨려"



중국 연구진은 이에 대한 근거로 지난 5일 과학 저널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을 들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1월부터 3월까지 화난 수산물 시장의 18종의 동물에서 채취한 457개의 검체가 모두 코로나19 음성으로 확인됐다는 것입니다. 이어, 923개 시설물에서 채취한 검체 중에선 73개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는데, 여기에서 분리한 3개의 바이러스 균주의 게놈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당시 코로나19 확진자의 염기서열과 99.99%에서 100% 일치했다고 부연했습니다.

베이징 화공대 퉁이강 교수와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류쥔 연구원은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에게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우한 수산물 시장에서 바이러스가 나온 게 아니라, 거꾸로 인간이 수산물 시장에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얘기입니다. 류 연구원은 "바이러스가 인간 간 감염이나 콜드 체인(냉장·냉동 식품의 저온 유통) 식품을 통해 시장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동물이 인간에 전파했다는 과학적 근거는 불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중국은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에서 중국보다 먼저 코로나19 환자가 보고됐다면서 콜드 체인 등을 통한 바이러스 외부 유입 가능성을 주장해 왔습니다. 또, 2019년 10월 우한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 미군 참가자가 처음 바이러스를 옮긴 것이란 주장을 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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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화난수산물시장 (사진=글로벌 타임스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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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연구진 "시장 내 동물이 인간에게 옮겨"…데이터 삭제 공방



중국의 이런 주장은 지난달 발표된 서방 연구진의 분석 결과와 상반됩니다. 미국 과학 연구소 스크립스 리서치와 애리조나대학교, 호주 시드니대학교 등 공동 연구진은 2020년 1~3월 우한 수산물 시장에서 채취된 동일한 유전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거래된 너구리가 코로나19 숙주였을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냈습니다.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검체에서 너구리의 유전자가 상당량 섞여 있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그간 유력한 숙주로 꼽혔던 박쥐나 천산갑이 아닌 너구리가 코로나19 중간 숙주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박쥐든 너구리든 우한 수산물 시장에서 거래되던 동물에서 인간으로 바이러스가 옮겨졌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했습니다. 미국 시카고대학의 전염병 학자는 "인간에 의한 감염이라면 유전자 샘플에 이렇게 많은 동물 DNA, 특히 너구리 DNA가 섞여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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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데이터 은폐·삭제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중국이 3년 전 데이터를 수집하고도 올해 1월에야 관련 정보를 '국제 인플루엔자 정보공유기구(GISAID)'에 공개했는데, 최근에는 이마저도 삭제했다는 내용입니다. 다행히 데이터가 완전히 삭제되기 전에 프랑스의 한 생물학자가 이를 우연히 발견했고, 그가 국제 학계와 정보를 공유하면서 재분석이 가능했다는 게 서방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데이터를 삭제한 사실이 없다고 맞섰습니다. WHO와 중국 합동 전문가팀의 일원이기도 한 중국의 류쥔 연구원은 "2022년 2월 논문 초안을 네이처에 제출하면서 원본 데이터를 GISAID에 올렸다"면서 "이는 관례에 따른 논문 심사용 자료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데이터가 논문이 발표되기도 전에 중국 연구진도 모르게 공개됐고, GISAID에 확인한 결과 직원 실수로 공개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습니다. 이후 데이터는 비공개로 전환됐지만 관련 링크는 계속 존재해 왔다고 류 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전환하면서 코로나19 극복을 선언한 중국이 코로나19 기원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모양새입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코로나19 기원을 정치화하는 것은 중국 과학계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중국의 목소리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서방과 180도 다르다는 것입니다.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코로나19 기원 규명이 갈수록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입니다.
김지성 기자(jis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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