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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저출생 정책에 젠더 감수성부터 공급하라 [The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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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이브: The 5] 저출생의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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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기자가 답합니다.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신청 검색창에 ‘휘클리’를 쳐보세요.

지난 3월28일 정부가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과제 및 추진 방향’을 발표했습니다. 육아기엔 근로시간을 줄여서 일할 수 있는 제도와 아이돌보미 서비스 등 여러 대책을 내놨는데요. 하지만 이 정도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인 합계출산율 0.78을 반전시키기 어렵단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뭐가 문제인 걸까요? 오세진 젠더팀 기자에게 물어봤습니다.

[The 1] 이번 정부의 저출생 대책 어떤 점이 문제였나요?

오세진 기자: 이번 대책에서 성평등, 성차별이란 단어가 전혀 등장하질 않은 게 실망스러웠습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3차와 4차 저출생 기본계획에선 “성평등 구현” “성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란 정책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2020년 4차 발표 때 부모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각각 3개월간 육아휴직 급여 월 200~3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등 구체적인 대책도 내놨었고요. 윤석열 대통령의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발언 등에서 예견되었던 일이지만, 저출생 문제에도 이러는 건 아쉽습니다.

[The 2] 성차별적 상황에 대한 고려가 없었으면, 세부 대책도 문제가 있을 거 같은데요.

오세진 기자: ‘육아기 재택근무 활성화’ 대책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여성들에게 자녀 돌봄 부담을 지우는 현실은 그대로잖아요. 여기서 재택근무를 활성화하면 결국 여성들이 더 많이 재택근무를 하게 되겠죠. 그런 현실을 고려해서 남성도 육아기에 재택근무를 많이 하도록 균형을 맞출 보완책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건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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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3] 정부의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 개편안이 나왔을 때, 저출생을 더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왜인가요?

오세진 기자: 여성 노동자들은 대체로 남성보다 임금이 낮고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여성이 주양육자여야 한다는 인식이 여전한 상황에서 노동시간이 늘면 어떻게 될까요. 여성들이 아이 돌봄 때문에 일을 중단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는 겁니다. 여성들도 일하면서 경력을 발전시키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녀가 생기면 일을 그만 두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니, 아예 처음부터 결혼·출산을 선택하지 않는 거죠.

[The 4] 그렇다면 어떤 대책이 들어갔어야 할까요?

오세진 기자: 제가 인터뷰했던 신경아 한림대 교수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노동시장에서 성별 임금 격차, 여성의 경력단절 등을 줄일 방안이 가장 필요하다”고요. 육아휴직을 하려고 하더라도, 엄마와 아빠 중 누가 더 할까요? 평균적으로 벌이가 더 적은 엄마가 하게 되죠. 궁극적으로 ‘남편은 생계, 아내는 육아’란 이데올로기를 무너뜨릴 수 있는 파괴력 있는 대책을 내놔야죠. 설령 반대가 있다고 하더라도요.

[The 5] 반대로, ‘저출생이 왜 문제냐. 아이 낳을 생각 없으니 자꾸 대책이니 뭐니 하면서 괴롭히지 말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세진 기자: 국가의 존속을 위해서 낳으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개개인들도 저출생이 지속되는 상황에선 고통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고령 인구를 부양하는 국민연금, 건강보홈은 결국 젊은 세대가 부담하는 거잖아요. 국민연금이 현 제도대로 2078년까지 유지되면 올해 월 소득의 6%던 보험료율이 35%는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점점 세대 갈등이 심해질 수밖에 없죠. 출산은 개인의 선택으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아이를 낳을 생각은 있는 사람들에게 그럴 수 있는 환경을 제대로 만들어주기만 해도 출산율은 변하기 시작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The 5]에 다 담지 못한 정부 저출생 대책의 주요 내용과 각각의 한계, 출산율 전망 등을 휘클리에서 모두 읽어보세요.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신청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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