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 전 대통령 시절 '비선실세'…작년 6월 두바이서 체포
2017년 4월 굽타 형제와 결탁한 남아공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 |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아랍에미리트(UAE)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대통령과 친분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고 국정을 농단한 굽타 형제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널드 라몰라 남아공 법무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6일 저녁 UAE로부터 지난 2월 13일 UAE 법원이 굽타 형제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을 기각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법원은 UAE와 남아공에서 이뤄진 굽타 형제의 자금 세탁 범죄에 대한 관할권이 UAE에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충격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툴·아제이·라제쉬 굽타 삼형제는 1993년 남아공으로 건너와 컴퓨터와 미디어, 광산 등 여러 사업에 손을 뻗치며 세력을 확장한 인도계 재벌이다.
2009∼2018년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대통령과 친분을 등에 업고 막대한 뇌물로 핵심 이권을 독점하고, 장관과 국영기업 인사에 개입하는 등 국정을 농락한 '비선실세'로 지목됐다.
주마 전 대통령이 각종 부패 의혹으로 2018년 물러나면서 UAE로 도피한 이들에 대해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는 사기 및 돈세탁 혐의로 적색 수배를 내렸고, 아제이를 제외한 2명이 작년 6월 두바이에서 체포됐다.
남아공 정부는 같은 해 7월 UAE 정부에 아툴과 라제시 굽타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공식 요청했으나 전날까지 이와 관련해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
라몰라 장관은 "UAE가 기각 결정 전에 우리와 제대로 상의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UAE 법원의 결정에 대해 "즉각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 반부패조사위원회는 작년 4월 1천 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보고서에서 주마 전 대통령이 굽타 가문에 나라를 통째로 팔아넘겼다는 결론을 내렸다.
주마 전 대통령은 2021년 법정에 출석해 증언하라는 명령을 어겨 법정 모독죄로 징역 15개월을 선고받았으나 두 달만 복역한 뒤 가석방된 상태다.
주마와 굽타 형제는 부패와 관련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hyunmin623@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