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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사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한 것을 후회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아일랜드 RTE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계속 핵을 보유했다면 러시아가 침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핵무기 포기에 동의하도록 설득했기 때문에 개인적인 책임감을 느낀다”며 “우크라이나가 계속 핵무기를 갖고 있었다면 러시아가 이 같은 어리석고 위험한 일을 저지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1993년부터 2001년까지 미국 대통령을 지낸 클린턴은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레오니트 크라프추크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과 함께 우크라이나 핵 포기 협정인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체결을 주도했다. 이 양해각서에는 옛소련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카자흐스탄·벨라루스 등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고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주권과 안보, 영토적 통합성을 보장받는 내용이 담겼다. 러시아·미국·영국 등 3대 핵 강국이 이 협정에 서명했고 프랑스와 중국도 일정한 보증을 약속했다. 우크라이나는 소련에서 독립할 당시 핵탄두 1656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76기, 전략핵폭격기 40대 등을 가진 세계 3대 핵보유국이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해 말 “우리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받았지만 이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침공당했지만) 전 세계는 우리의 안전보장을 위해 달려오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은 이 협정을 깨뜨리고 먼저 크림반도를 점령했다”며 “우크라이나는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나는 이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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