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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선정

여야, 균형발전 앞세워 예타 면제 추진···'선심성 입법' 쏟아낸다 [1년 앞 다가온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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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랏빚 1000조'에도 포퓰리즘 그림자

◇지역 스펙용 법안 논의 착수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 소위 통과

충북·전남 등도 지역과제 해결 분주

稅혜택·국비 지원 등 특혜성 담겨

◇정부, 팍팍한 살림에 골머리

1~2월 국세수입 감소폭 역대 최대

연말 세수펑크 우려까지 나오지만

정치권 "유권자 눈도장에 불가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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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내년도 4·10 총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지역 표심을 겨냥한 선심성 입법을 쏟아내고 있다. 지역 현안 관련 법안들을 수년간 계류시켜놓더니 총선이 다가오자 뒤늦게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중에는 지역 이익을 위해 긴요한 안건도 포함돼 있지만 국가 재정에 부담을 주거나 사업의 타당성이 정교하게 심사되지 않은 경우도 상당해 졸속 입법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 이들 법안 중 상당수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국비 지원 등 선심성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포퓰리즘 논란을 사게 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법률안심사소위원회는 5일 ‘광주 군 공항 이전을 위한 특별법’을 가결했다. 도심에 위치한 광주 군 공항 이전을 국가 주도로 추진하는 내용으로 기존 특별법과 달리 기존 부지를 개발해 이전 예산을 마련하는 ‘기부 대(對) 양여’ 부족분을 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법안은 6일 국방위 전체회의를 거쳐서 13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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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구·경북(TK)은 일찍이 지역용 법안 진도를 뺐다. 3월 영남권 주민들의 전기료 인하 내용을 담은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을 소관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과시킨 부산 출신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위한 ‘산업은행법 개정안’을 4월 내에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구 동구의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을 이전하기 위한 ‘TK신공항특별법’도 지난달 국토교통위원회 문턱을 넘어 이달 본회의에서 처리를 앞두고 있다.

경기·충청 의원들의 발놀림도 분주해졌다. 이들은 여야를 따지지 않고 뭉쳐 각 지역구의 이익이 걸린 특별법 제·개정을 관철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년 총선 전까지 △충북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지원특별법 △전남 전남의대설치특별법 △경기도 경기북부특별자치도설치특별법 △강원 강원특별자치도특별법 전부 개정안 등을 처리할 방침이다.

문제는 표심을 겨냥한 지역용 법안들은 나랏돈 사용을 당연시하는 포퓰리즘의 경계에 서 있다는 점이다. 실제 각 지역이 추진하는 법안을 들여다보면 예타 면제, 세제 혜택, 국비 지원 등 특혜성 내용들이 포함됐다. 일례로 TK 신공항 관련 사업비는 12조 8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특별법 제정으로 면밀한 비용 검증 없이 일사천리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지역에서는 “국토 균형 발전”을 주장하지만 지방 인구 감소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까지 추진돼 ‘TK 신공항이 적자에 허덕이지 않겠느냐’는 의구심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각자 표밭인 TK와 광주를 관리하기 위해 서로의 공항 문제를 해결해주기로 합의를 봤다.

정부는 선심성 입법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해 국가채무가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돌파했고 올해 1~2월 국세 수입은 역대 최대(15조 7000억 원) 감소 폭을 그리는 등 나라 곳간 사정은 어두워지고 있다.

팍팍한 살림살이에 정부는 3월 28일 국토위 소위에서 전북의 핵심 과제인 ‘대도시권광역교통관리법 개정안’ 통과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광역교통망 구축 사업의 국비 지원 대상을 전북 전주시와 같은 인구 50만 명 이상 도시로 확대할 경우 규모가 비슷한 여타 도시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추가 지원을 요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획재정부는 충북의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지원특별법’에 대해서도 “해안내륙발전법 종합 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충북에 12조 2000억 원이 투입될 계획”이라며 법률안 제정에 신중론을 펼쳤다.

연말 세수 펑크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지만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매표 입법은 성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는 유권자 눈도장, 정부와의 협상을 위해 지역용 입법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역용 법안은 꼭 통과를 바란다기보다 정부와의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도 크다”며 “총선을 앞두고 지역 유권자들을 대변하기 위한 법안 발의가 1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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