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세 계속…변동성 높아 투자 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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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산유국들이 기습적으로 감산을 발표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원유 ETF(상장지수펀드)들도 들썩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추가 감산이 이뤄질 경우 원유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유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관련 ETF 투자 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WTI원유선물(H) ETF'는 이날 전일 대비 1.94% 오른 1만46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1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해 이 기간에 10.67% 뛰었다.
'TIGER 원유선물Enhanced(H) ETF'도 지난 3거래일 동안 10.83% 올랐다.
원유를 생산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 H) ETF'는 전날과 이날 이틀 연속 올랐다. 이날 해당 ETF는 지난달 31일 대비 7.65% 오른 61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유 ETN(상장지수증권)들은 같은 기간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지난 3거래일간 23.01%,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은 22.29% 상승했다.
원유 ETF와 ETN들이 상승한 것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소속 산유국들이 지난 주말 하루 116배럴 규모의 자발적 추가 감산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하루 50만 배럴의 감산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한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추가 감산 규모는 하루 160만 배럴이 넘는다.
이런 소식에 유가는 요동쳤다. 3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 당 6.28%(4.57달러) 오른 80.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6.31%(5.04달러) 오른 84.93달러를 기록했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OPEC+의 자발적 추가 감산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유가 상승 압력 내지 유가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자발적 추가 감산 규모가 작지 않은 수준이고 러시아 내 원유 생산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감산을 유지 중이어서 원유공급 감소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도 "빠듯한 원유 수급으로 인해 국제유가는 전월보다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국제유가는 배럴당 70~90달러의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유가가 오른다고 해서 섣불리 원유 관련 ETF와 ETN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자발적 감산에 의해 유가가 상승한 것인 만큼 주요국 통화정책과 CPI(소비자물가지수) 등에 따라 언제든지 유가가 변동성을 보일 수 있어서다.
전 연구원은 "미국 전략 비축유가 계획대로 2분기에 추가 방출되고, 글로벌 경기는 위축되는 국면에 있기 때문에 유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예상했다.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도 "이번 OPEC+ 감산 발표는 자발적 감산인 만큼 추세 상승 여부는 주요국 통화정책과 CPI 등 경제지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당분간 주요 경제지표 등 살펴보면서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단순히 원유 ETF에 투자하기보다는 원유생산 관련 기업이나 에너지 관련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정적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민경호 KB자산운용 ETF솔루션운용본부 매니저는 "유가의 일별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원유 생산 관련 기업들에 직접 투자하면 원유선물 대비 변동성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유생산기업 ETF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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