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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자발적인 감산에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27% 내린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37%, 0.98% 올랐는데요.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 연 3.54% 선까지 뛰었다가 미국 제조업이 생각보다 약한 것으로 나오면서 3.40%대로 내렸습니다. 2년 물도 4.12%까지 올랐다가 3.97%까지 하락했는데요.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개장 후 한때 8%까지 폭등했다가 배럴당 6%(4.57달러) 오른 80.24달러에 마감했습니다. 6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5.7%(4.56달러) 상승한 84.45달러를 보였는데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머리가 복잡해지게 됐습니다.
종목별로는 테슬라가 추가 차량 가격 인하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우려에 6.12% 빠졌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내일 법원 출석을 위해 이날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 도착했다고 하죠. 오늘은 국제유가와 금리, 증시 전망을 알아겠습니다.
“국제유가, 6월께 배럴당 100달러 vs 큰 영향 없어”…“미 휘발유 값 갤런당 4달러 넘을 수 있다 분석도”
UBS도 암리타 센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UBS는 이날 “중국의 원유 수입이 3월에 강세를 보였으며 최근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올해 강한 소비와 탄력적인 투자를 기대하게 한다”며 “석유 가격은 OPEC+의 감산 발표로 2분기를 급등으로 시작했다. 우리는 6월까지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닙니다. 씨티의 상품 리서치 글로벌 헤드인 에드 모스는 “OPEC+는 점점 더 약해지는 가격을 지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장 포지셔닝과 숏커버링(환매수)을 고려하면 가격이 급등할 수 있겠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시장은 훨씬 약하다”며 “배럴당 100달러 시나리오가 있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상당히 더 많은 원유의 생산 감축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는데요.
실제 시장의 유가 예측에는 온도 차이가 있습니다. 어제오늘 주요 업체 전망을 모아보면 △UBS 브렌트유 6월까지 100달러 △골드만삭스 올해 90달러→95달러, 내년 95달러 100달러 △캐피털 이코노믹스 85달러→90달러 인상 △ANZ 연말 전 100달러 △씨티 단기 급등 불가피하나 100달러 되려면 상당한 추가 생산 감축 필요 △JP모건체이스 실제 감축량 80만 배럴 수준 유가 전망치 유지(90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실제 감축량 불분명 전망치 90달러 이상 유지 등인데요. 더 오른다는 쪽과 현수준 유지가 엇갈리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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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월가에서는 OPEC+가 최소한 지금보다는 더 높은 가격을 원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지난해 10월 나이지리아 석유자원부 장관은 “OPEC가 약 90달러의 가격을 원한다”고 한 적이 있죠. 개리 로스 블랙 골드 인베스터스의 오일 컨설턴트는 “OPEC+는 확실히 높은 가격을 바라고 있다”고 짚었는데요. 사우디의 움직임을 정치적으로만 해석하면 안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경제적 요인이 크다는 거죠.
마켓워치는 미국 정부가 전략비축유(SPR)를 올해도 채우지 않기로 하면서 OPEC+ 국가들이 불만을 갖게 됐다고 전했는데요. 미국 정부는 2021년 9월부터 올 1월까지 2억5000만 배럴의 비축유를 시장에 방출했는데 올해 유가가 상대적으로 떨어졌음에도 미국이 이를 채우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 거죠. 블룸버그는 OPEC+의 감산은 유가 하락을 점치는 공매도 세력을 겨냥하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유가 급등 시 미국이 셰일 오일을 더 많이 생산할 가능성은 남아 있는데요. 그렉 애봇 텍사스 주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OPEC가 100만 배럴의 깜짝 감산을 했다. 텍사스는 100만 배럴 증산으로 이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 투자를 줄여온 탓에 단기간 내 큰 폭의 생산량 증가는 어렵다는 전망이 많은데요. 미국 최대 셰일 생산지역인 페르미안 분지의 경우 올해 하루 50만 배럴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하죠. 피터 맥낼리 서드 브릿지의 에너지 글로벌 헤드는 “미국이 OPEC의 감산량을 조만간 메울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습니다.
유가 상승 시 미국 휘발유 값이 갤런당 4달러 이상으로 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케빈 북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매니징 디렉터는 “OPEC의 조치로 미국 내 휘발유값이 갤런당 50센트 이상 오를 수 있다”고 했죠. 미국의 현재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이 3달러50센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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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러드, 금리인하 원하는 시장 내 말 들어야만 해”···“유가가 띄어 놓은 미 국채금리 제조업 둔화가 내려”
연준도 예외는 아닌데요.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유가는 항상 중요하며 나는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와 유럽이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점, 미국에서 강한 경제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높은 유가를 점쳤었다”면서도 “OPEC의 결정이 시장 입장에서는 놀라웠을 것이며 유가가 출렁이고 있어 연준의 임무를 좀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는데요.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4시10분 현재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할 확률이 52.7%로 하루 전보다 4.3%p 올랐습니다.
이날 불러드는 금리에 관해 더 직접적인 발언도 했습니다. 그는 “시장은 제 말을 들어야만 한다(should listen to me). 인플레이션은 끈적끈적하고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크게 많이 내려오지 않았으며 인플레이션 타깃의 2배 이상”이라며 “기준금리가 5%를 넘을 필요가 있다”고 못 박았는데요.
이는 연말까지 0.75%p가량의 금리 인하를 원하는 시장에 ‘그럴 일 없다’고 경고한 것과 같습니다. 물론 시장은 불러드의 경고(?)를 곧이곧대로 듣지 않았는데요. 5월 금리인상 확률은 좀 바뀌었지만 연말까지 0.75%p의 인하 확률은 그의 발언 이후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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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불러드는 “80% 정도의 가능성으로 금융시장 스트레스가 잠잠해질 것이며 그 뒤의 기본 가정은 낮은 성장과 여전히 강한 노동 시장, 그리고 낮아지는 인플레이션”이라며 “다른 가능성은 금융 상황이 계속 어려워지는 것인데 시장은 이 가능성이 너무 많은 확률을 책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자신이 생각하는 80%의 확률이 많게는 85%까지 오를 수도 있다며 시장도 이쪽으로 넘어올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죠. 은행 안정과 인플레이션 억제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의미의 “껌을 씹으면서 걸을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인플레이션이 좀 더 꿈틀댈 수 있는 신호가 주택 시장에서 나왔는데요. 미국 부동산 정보 업체 블랙나이트에 따르면 2월 전미 주택가격이 모기지 금리 하락에 힘입어 전월 대비 계절조정 기준 0.16% 상승했다고 합니다. 지난 해 5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라고 하는데요.
미 경제 방송 CNBC는 “신시내티와 콜럼버스, 오하이오 등 중서부의 상대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쌌던 지역과 마이애미가 계속해서 값이 오르는 반면 지난 몇 년 동안 크게 뛰었던 오스틴과 라스베가스, 시애틀, 샌프란시스코는 여전히 하락하고 있다”며 “신규 봄 수요에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제조업 경기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는 자료가 나왔는데요. 이날 나온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3월 제조업 PMI가 46.3으로 나왔습니다. 이는 시장 예상치 47.5보다 낮은데요. 2020년 5월(43.5)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전월보다도 1.4p 떨어졌는데요.
신규 주문은 44.3으로 한 달 새 2.7p 하락했습니다. 고용지수는 46.9로 2.2p 내려갔고, 구매물가도 49.2로 월가 예상치 51.1을 하회했습니다. 예상을 밑돈 제조업 수치는 경기침체 우려를 키워 유가로 올라간 국채금리를 떨어뜨릴 정도였는데요. 제프리 로치 LPL 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보고서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고용이 둔화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몇 달 간 고용시장 둔화와 실업률 상승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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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톤, BREIT 3월에 또 환매 제한 15%만 허용”···“골드만, 금리 인상 중단 후 증시 상승 예전 같지 않을 것”
시장 상황 더 보죠. 블랙스톤의 대표적인 비상장 부동산투자회사(REITs)인 ‘BREIT’가 3월에 또 환매제한 조치를 했다고 하는데요.
3월 환매요청액이 45억 달러였는데 이중 15%인 6억6600만 달러만 허용했다는 겁니다. 블랙스톤은 지난 해 11월부터 인출 요청 규모가 월 한도(순자산 대비 2%)와 분기 기준(순자산 대비 5%)을 넘을 경우 이를 제한하고 있는데요.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블랙스톤 사례를 언급하며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가 지난 10년 간 3배 이상 증가한 1조 유로(약 1조1000억 달러)”라며 “투자자들이 돈을 인출할 가능성이 늘고 있는 반면 자산 자체가 상당히 유동적이지 않다. 이는 상업용 부동산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더 넓은 금융시스템과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금리인상이 끝나도 과거 같은 랠리가 없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은 “1983년 이래 금리인상 중단 후 S&P가 평균 8% 상승했지만 우리는 올해 연말 S&P 전망치를 4000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추가적인 상승이 없다는 것”이라며 “경기침체를 예상하지는 않지만 S&P500의 밸류에이션과 어닝을 고려하면 과거처럼 강한 단기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웰스 파고도 어려운 어닝 시즌을 맞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크리스 하비 웰스 파고 주식 전략 헤드는 “경기침체 가능성이 더 뚜렷해지고 있으며 다가오는 어닝 시즌은 어려움이 시작되는 첫 분기가 될 수 있다”며 “하반기에는 대출 접근이 조금 더 어려워질 것이며 이것이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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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약세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수석 미국 주식전략가는 기술주가 20% 상승하는 상황은 지속 가능하지 않아 안전한 피난처가 아닐 수 있다며 의료와 유틸리티 등 전통적인 방어주를 추천했습니다. 웰스 파고는 불확실한 시기에는 월마트가 상대적으로 나을 수 있다고 했는데요. 별도로 금 선물은 0.7% 상승한 온스당 2000.4달러로 1년 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는데요. 다우지수가 1950년 이래 4월에 1.9% 상승했는데요. 선거 전 해 4월은 3.9%로 특히 더 좋았다고 합니다.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요. MKM 파트너스는 “시장에 여러 복합적 신호가 많지만 S&P500이 나스닥의 최근의 움직임을 따라가 준다면 4200을 넘을 수도 있다”고 기대했습니다.
다만, 반등이 있더라도 단기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요. 오안다의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인 에드워드 모야는 “지금의 거시적 환경은 주식시장 랠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비는 약화하고 있고 대출은 나빠질 것이며 유가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JP모건체이스는 유동성이 부족한 은행이 또 나올 수 있다고 보기도 했는데요. 니콜라스 파니기르초글로우 JP모건체이스 전략가는 “은행에서 머니마켓펀드(MMF)로 빠져나가는 자금 수준이 은행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며 “만약 이 같은 흐름이 더 이어진다면 더 많은 미국 은행들이 실리콘밸리은행(SVBO)이나 시그니처뱅크처럼 유동성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겉으로 잠잠해진 유동성 문제조차 언제든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는 뜻인데요. 유가 문제가 갑자기 튀어나왔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유가 상승 시 손을 놓고 있지는 않겠지만 안 그래도 복잡한 일이 더 복잡해지는 건 사실인데요. 미국 경제 상황을 더 잘 알기 위해서는 미 동부시간 내일 오전에 나올 2월 구인건수(블룸버그 1050만 개 전망)와 5일 발표될 3월 ISM 서비스업 PMI를 잘 들여다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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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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