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파장 빚부담 급증
전체 대출액 1000조 넘겨
3일 한국은행이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전체 자영업 대출자 가운데 56.4%(173만명)는 가계대출을 받은 금융기관 수와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다중채무자였다.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이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운 한계 차주인 셈이다.
이들 다중채무자은 전체 자영업 대출의 70.6%(720조3000억원)를 차지했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2000만원으로 추산된다.
대출금리가 오를 경우 다중채무자의 이자 부담은 일반 자영업 대출자보다 더 급격히 불어나게 된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자영업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 증가분을 추산(작년 4분기 말 변동금리 비중 추정값 72.7% 바탕)한 결과,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1인당 연이자는 76만원 늘어나고, 1.50%포인트 인상되면 454만원씩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2021년 8월 이후 지난 1년 반 동안 기준금리가 3.00%포인트 인상됨에 따라 대출금리도 3.00%포인트 올랐다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이자는 평균 908만원이나 증가해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 상환마저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대출(사업자대출+가계대출)은 1019조8000억원으로 추산됐다.
대출 종류별로는 사업자대출이 671조7000억원으로 가계대출(348조1000억원)의 약 2배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대출액은 지난해 3분기 1014조2000억원으로 처음 1000조원을 돌파한 뒤 4분기에 더 늘어나며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증가율(0.6%)은 3분기(2.0%)보다 둔화됐다. 특히 자영업자 가계대출은 349조원에서 348조1000억원으로 0.3% 감소했다.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1.50%포인트 오를 경우 자영업자들의 1인당 평균 연이자는 60만원, 362만원씩 늘어났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 뛰었다면 이자는 724만원 추가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전체 자영업자 차주로 확대하면 대출금리가 1.50%포인트 올랐을 경우 11조1000억원만큼 부담이 커진다. 기준금리 인상 폭과 같이 올랐다고 가정하면 22조2000억원 규모로 이자 부담이 늘어난 셈이다. 국가 경제에 부담이 될 만한 수준이다.
금융당국도 금융권과 함께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 금리 인하 방안에 대해 지속적인 검토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5대 금융지주회장단·은행연합회장과 간담회를 갖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문화 확산을 위한 협력을 당부한 바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고금리 인상 아래 취약차주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상환유예 채무조정,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등 지원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면서 “특히 금리상승과 같은 비용 상승 요인을 금융권에서 최대한 자체적으로 흡수해 대출자에 전가되는 금리인상이 최소화되도록 협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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