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성 환경단체, 이번엔 로마 명물 스페인 광장 분수 먹물 투척

과격 시위로 논란을 불러온 이탈리아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지오네'(마지막 세대)가 이번에는 로마 명물 스페인 광장 분수를 검게 물들였습니다.

이 단체는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광장의 스페인 계단 아래 있는 배 모양 분수인 '바르카치아 분수대'에 검은 액체를 투척했습니다 이 단체가 트위터에 게시한 영상을 보면 남성 3명과 여성 1명이 분수대 안에 들어가 주머니에 든 검은 액체를 물에 부었습니다.

이 단체는 이 액체가 숯으로 만든 식물성 먹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검게 물든 분수대 위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말자"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었습니다.

이들은 그 직후 공공 건축물 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1629년 피에르토 베르니니가 완성한 바르카치아 분수는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젤라토를 먹은 장소로 유명한 스페인 계단 아래 관광 명소입니다.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로마 시장은 검게 물든 분수를 둘러보는 사진과 함께 "로마는 기후변화 대응과 예술적 문화예술 보호에 앞장선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구알티에리 시장은 "바카라치아에 검은 액체를 붓는 것은 환경에 도움을 주지도 않고 절대적으로 잘못된 행동"이라고 비판하면서 분수대가 영구적으로 손상되지 않도록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울티마 제네라지오네는 지난해 7월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 갤러리에서 산드로 보티첼리의 명화 '프리마베라'(봄) 작품을 보호하는 유리에 접착제로 자신들의 손을 고정한 채 시위를 벌였습니다.

같은 해 11월에는 로마 보나파르테 궁전 미술관에 전시된 빈센트 반 고흐의 '씨뿌리는 사람' 작품에 야채수프를 끼얹는 등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면 평범한 방식으로는 어렵다며 극단적 방식의 시위를 합리화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이홍갑 기자(gapl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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