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까지 세수 -15.7조…한달 새 실질적 감소분 4배 이상
건전재정 기조 유지 시 세출 추경 어려워…세입 경정할 판
올해 세수 줄면 내년 세수도 여파…세출 예산도 줄줄이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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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올해 들어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으면서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안은 이미 물을 건너고 있고 내년 예산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국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건전재정 기조를 천명한 상황에서 세입 부족은 재정 지출을 제약하기 때문이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 내부에서 올해 세수 부족 사태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2월까지 국세수입은 54조2000억원으로 1년 전 대비 15조7000억원 감소했다. 1월 중 작년 동기 대비 국세수입 감소분이 6조8000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감소분이 2배 이상으로 커졌다.
세정 지원 이연세수 등 기저효과를 제외한 실질적 세수 감소분은 1월 1조5000억원에서 2월 중 6조9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경기 여파에 따른 실질적 세수 감소가 4배 이상 더 커진 것이다.
연말까지 2월 누적 세수 부족분(15조7000억원)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3월부터 연말까지 작년만큼 세수가 걷힌다면) 올해 세수는 380조2000억원(지난해 세수 395조9000억원-15조7000억원)이 된다.
정부가 올해 세출 예산을 편성하면서 추정한 올해 세입 예상치인 400조5000억원과 20조 이상 '펑크' 상황을 의미한다. 정부는 국세수입 400조5000억원을 포함, 625조7000억원의 총수입을 가정해 올해 총지출 638조7000억원의 쓰임새를 이미 확정한 상태다.
더구나 경기 대응 차원에서 역대 최고 수준인 65%를 상반기에 집행하고 있다. 재정은 최대한 앞당겨 쓰는데 세금이 걷히지 않을 때 정부는 한국은행으로부터 부족한 자금을 일시 차입하는 방식을 쓴다.
세수 부족분이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하반기 국채 발행을 앞당기는 등 편법을 취해야 한다. 연말까지 세수 부족 상황이 이어진다면 결국 추가로 빚을 끌어와야 한다. 올해 말 기준 국가채무가 1천134조4천억원을 넘어선다는 것이고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다시 50%(연말 예상치 49.8%)를 상회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천명한 건전재정 원칙이 무색해지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재정당국의 추후 경기 대응 수단도 사라지게 된다. 상반기 65% 재정 집행 이후 하반기 중 재정 공백을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세수 부족 상황에서는 세출 추경은커녕 올해 세수를 낮춰잡는 세입 경정을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 세출 추경은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입 경정와 세출 추경을 함께 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국가채무를 큰 폭으로 늘려야 한다. 이는 건전재정 원칙의 훼손을 의미한다.
세수가 부족하면 올여름 편성할 내년 예산안 역시 악영향을 받는다. 올해 세수가 당초 예상치인 400조5000억원을 크게 밑돌 경우 내년 세수도 중기재정운용계획상의 내년 세수인 418조8000억원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즉 이에 상응하는 만큼 재정지출도 감축할 수밖에 없다.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를 견지한다면 세수가 걷히지 않을 땐 재정지출 규모도 이에 상응해 줄여야 한다"면서 "문제는 이 경우 경기 둔화 또는 침체 상황에서 재정당국의 대응 수단이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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