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한 가족의 쫀득한 만화 고사성어' 노은정·장세희·장태희 작가 인터뷰
인터뷰하는 노은정·장세희·장태희 작가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엄마와 딸, 언니와 동생은 한없이 가까우면서도 그 누구보다 자주 아웅다웅하는 사이일 것이다.
때로는 1박2일 여행만 떠나도, 집에서 대청소만 함께 해도 온종일 옥신각신 다툴 수 있는 세 모녀가 함께 책을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책 '말랑한 가족의 쫀득한 만화 고사성어' |
'말랑한 가족의 쫀득한 만화 고사성어'는 엄마와 큰딸, 작은딸이 함께 글과 그림을 맡아 만든 책이다.
중문학 박사이자 중국 고전문학, 고사성어 강의를 하는 노은정 박사가 글을 썼고, 큰 딸이자 웹툰 '아가씨와 유모'를 그린 장세희(필명 게으른토끼) 작가가 각색, 작은 딸인 장태희 작가가 그림을 맡았다.
먼저 노 박사가 딸들에게 조언하는 편지 형식으로 글을 쓰면, 장세희 작가가 글 콘티를 짜고, 장태희 작가가 이를 만화로 완성했다.
말로는 간단해 보이지만 공동 작업, 특히 가족 간 공동 작업이 쉬울 리 없다. 이 책 한 권이 완성되기까지 자그마치 3년이 걸렸다.
장세희 작가는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에서 어머니, 동생과 함께 인터뷰하며 "저는 웹툰 '아가씨와 유모' 연재하고, 동생은 (다른 회사에서) 인턴을 하게 되면서 여러모로 작업이 빨리 진행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제작 기간에 종종 갈등도 빚었다고 귀띔했다.
장태희 작가는 "안 그래도 코로나19 유행 때문에 계속 집에 있으니 충돌하게 되는데, 책까지 같이 만드니 두 배로 부딪혔다"고 돌이켰다.
마감이 늦어져 불안한 어머니, 노력이 많이 드는 그림 작업 때문에 허덕이는 동생 사이에서 장세희 작가가 사실상 집안 내 PD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는 "선입금이 노동의 원동력이 되지 않느냐"며 "한 회차 끝낼 때마다 제가 태희에게 5만원씩 주고, 작업 시간도 정해줬다"고 웃으며 말했다.
두 딸과 함께 만화책 펴낸 노은정 작가 |
세 작가처럼 책 속에도 엄마와 두 딸이 나온다.
대학교 1학년 진이, 중학교 3학년 윤이의 고민을 듣고 엄마가 고사성어와 함께 조언을 건네는 식이다.
대학교 '팀플'(조 과제) 때문에 괴로워하는 첫째에게는 여럿이 마음을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의 '중심성성'(中心成城)을 가르치고, 대학교 농어촌특별전형의 공정성을 논하며 다투는 자매에게는 제갈공명에서 비롯된 '대공무사'(大公無私)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노 박사는 "학습만화의 탈을 쓴 힐링 서적"이라며 "'엄마가 딸과 함께 나눈 인생 이야기'라는 가제를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말했다.
책을 만들면서 딸들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도 밝혔다.
그는 "책을 쓰면서 딸들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알게 됐다"며 "중학교 3학년이나 대학교에 막 들어간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은 일을 겪고, 치열하게 고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다시 세 모녀가 힘을 합쳐 후속작을 낼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어색한 웃음 끝에 이번 책이 잘되면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저희도 작업 첫해에는 '후속작은 뭘 할까' 이야기하곤 했는데…. 다 완성하고 나서는 조금 바뀌었어요. 그래도 한 3쇄(약 4천부)를 찍게 되면 생각해보지 않을까요. 하하."(장세희)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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