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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여성 억압’ 정책 이어온 탈레반, 이번엔 여성 방송국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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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억압 정책을 이어가며 전 세계적 비난을 받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집권세력 탈레반이 이번엔 여성 대상 라디오 방송국마저 폐쇄시켰다. 1일(현지시간) 아프간 톨로뉴스에 따르면 아프간 북동부 바다크샨주의 ‘여성의 목소리’ 라디오 방송국이 지난달 말 문을 닫았다.

세계일보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한 여성이 집 밖을 내다보고 있다. 카불=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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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 이유는 세속적 욕망을 절제해야만 하는 라마단 시기에 음악을 틀었다는 것. 공보·문화국의 한 관리는 규정 위반과 관련해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방송국 측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그래서 결국 폐쇄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여성 청취자를 겨냥한 이 방송국은 약 10년 전 설립됐으며 직원 대부분도 여성이다. 이와 관련해 이 방송국의 대표인 나지아 소로시는 “직원이 실수로 라마단 때 음악을 틀었다”고 설명했다.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은 지난달 하순부터 시작됐으며 무슬림들은 30일간 세속적인 욕망을 절제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탈레반 당국이 음악 방송을 이유로 방송국을 잠정 폐쇄한 것은 과한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언론인 모히브 사이디는 미디어 업계에서는 실수가 발생하곤 한다며 “고의가 아니었기에 당국은 해당 방송국의 활동 재개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간에서는 2021년 8월 탈레반의 재집권 이후 여성 인권이 심각하게 제한을 받고 있다. 모든 여성은 얼굴까지 모두 가리는 의상을 착용해야만 하고, 남자 친척 없이 홀로 여행도 할 수 없다. 여성들의 공원이나 놀이공원, 체육관, 공중목욕탕 출입도 금지된 상태다. 특히 중·고등학교 여학생에 대한 교육이 허가되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12월에는 이슬람 복장 규정 위반을 이유로 대학 여성 교육까지 금지됐다. 이어 탈레반은 여성의 비정부기구(NGO) 활동까지 제한한 상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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