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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불붙는 OTT 시장

“5000원 넘으면 끝장” 쿠팡·넷플릭스 천만구독 성공법칙 [소비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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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달인-10]
온라인 구독 성공의 법칙


바야흐로 구독의 시대입니다. 음악·영화 등 콘텐츠 뿐만 아니라 쇼핑·배달까지 구독의 영역은 점차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비자가 지불 가능한 구독료의 적정선은 어디일까요. 쿠팡 넷플릭스 요기요 등 사례를 살펴보면 그 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소비의 달인’ 10회는 온라인 구독 성공의 법칙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4990원으로 올리고도 승승장구 ‘쿠팡’
국내 1등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쿠팡은 지난해 4분기 1133억원(8340만달러)의 영업이익으로, 전분기(3분기) 1037억원(7742만 달러)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 영업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연간 영업이익은 여전히 1447억원(1억1201만 달러) 적자지만, 2021년의 1조7097억원(14억9396만달러) 적자와 비교하면 92%나 줄어든 수치입니다.

올해는 쿠팡이 지난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하면서 사업을 본격화 한지 9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흑자전환 가능성까지 제기됩니다. 매년 수천억원 내지 조단위 적자를 내던 쿠팡의 수익성이 지난해 크게 개선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쿠팡의 ‘와우 멤버십’ 유료 구독 서비스 전략이 핵심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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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주차장에 에 쿠팡 배송차량들이 주차되어있다. <이충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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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2021년말 신규 회원의 멤버십 가격을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고, 작년 6월부터는 기존 회원에 대해서도 인상된 가격을 적용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쿠팡이 멤버십 구독료를 높였는데도 이용자는 줄지 않았고 계속 증가했다는 겁니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2021년 말 900만명에서 지난해 말 1100만명으로 1년 사이 200만명이나 늘었습니다. 월 2000원의 구독료를 더 내도 쿠팡이 이용할 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판단한 소비자가 대부분이란 얘기입니다. 그리고 전체 회원의 멤버십 월구독료가 4990원으로 오른 이후인 작년 3분기부터 쿠팡은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월 4990원은 소비자 입장에서도 쿠팡을 쓰기 위해 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익일배송 사업에 돈을 쏟아붓기만 했던 회사 입장에서도 흑자로 돌아설 수 있는 절묘한 절충점이었던 셈입니다.

쿠팡과 함께 국내 온라인 쇼핑 플랫폼의 또다른 강자인 네이버도 쇼핑 및 콘텐츠 결합 구독 모델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월 4900원으로 책정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멤버십 이용자수가 대략 900만명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5500원 요금제’로 위기 탈출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광고형 베이직(Basicwithads)’ 요금제를 출시했습니다.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는 콘텐츠에서 광고를 제공하는 대신 구독료를 낮춘 것이 특징입니다. 월 구독료는 5500원으로, 넷플릭스의 기존 요금제(9500~1만7000원)와 비교했을 때 가장 저렴한 수준입니다.

2022년 1분기 전세계 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직전 분기 대비 20만명 줄어든데 이어 2분기에도 97만명의 가입자가 이탈하는 등 지속적으로 가입자 하락세가 이어지자 내린 결정입니다.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자 콘텐츠 소비를 위해 월 1만원 이상 유료 구독료를 내는데 부담을 느낀 이용자가 늘었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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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역 일대 넷플릭스 옥외 광고판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한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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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5500원 요금제 출시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블룸버그는 넷플릭스 내부 자료를 이용해 광고형 요금제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출시 두달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가입자 대부분이 과거 해지했거나 신규 이용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존의 고가 요금제에서 저가 광고형 요금제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수요층을 발굴했다는 얘기입니다.

국내에서도 광고형 요금제 출시 후 줄어들던 넷플릭스 이용자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넷플릭스 국내 이용자수 작년 4월 1150만명에서 작년 6월 1118만명으로 30만명 이상 줄었습니다. 하지만 작년 말 광고형 요금제 출시 3개월이 지난 올해 2월 기준 넷플릭스 이용자수는 1151만명으로 작년 4월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요기요 월 9900원 올리자 이용자 급감
국내 2위 배달앱 플랫폼인 요기요는 2021년 11월 배달업계 최초로 유료 구독 서비스인 ‘요기패스’를 선보였습니다. 한 달에 9900원을 결제하면 5000원 배달 할인 쿠폰 2장, 2000원 배달 할인 쿠폰 10장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출시 이후 5개월 동안은 프로모션으로 월 구독료 9900원을 4900원으로 반값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벤트 기간에는 월 4900원을 내면 한달에 한번만 시켜도 본전이고, 두번 배달시키면 5000원이 남는 구조였기 때문에 유료 서비스 출시에도 불구하고 요기요 이용자수는 크게 줄지 않았습니다. 요기요 이용자수는 2021년말 904만명, 2022년 3월 888만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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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요기요 매장 앞에 배달 오토바이가 주차돼 있다. <한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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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패스 할인 프로모션이 종료되면서 2022년 4월부터 구독료가 월 4900원에서 9900원으로 올랐습니다. 3월까지는 한 달에 한 번만 배달 음식을 시켜도 본전이었지만, 4월부터는 두 번 주문해야 본전을 뽑을 수 있고 3번 이상 배달시켜도 겨우 2000원 정도 이득인 구조가 됐습니다.

그러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가격 정상화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거나 요기패스 구독 해지 방법을 공유하는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결국 요기요 이용자수는 월 9900원으로 구독료를 인상한지 5개월이 지난 2022년 8월 766만명으로 100만명 이상 급감했습니다. 같은 기간 배달의민족 이용자수는 2070만명에서 2152만명으로 80만명 이상 증가했습니다. 구독서비스에 있어서 가격 책정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입니다.

‘소비의 달인’ 10회는 온라인 구독 성공의 법칙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쿠팡 넷플릭스 요기요 사례를 살펴봤을 때 소비자가 월 구독료로 지불할 수 있는 상한은 ‘커피 한잔’ 값인 5000원 수준입니다. 유료 구독모델을 고민하고 있는 언론사 등을 포함해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입니다.

[소비의 달인] 연재는 스마트 컨슈머가 꼭 알아야 할 소비 생활에 도움이 되는 알짜 정보, 소비산업 이면의 궁금한 이야기들을 쉽고 정확하게 전해드립니다. 다음주 소개할 내용은 <류현진 전지현 장민호...기업 운명 바꾼 그들의 공통점> 입니다. 아래 기자페이지의 ‘+구독’을 누르시면 놓치지 않고 읽으실 수 있습니다. 1만8000명 독자가 이미 함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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