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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에 밀렸다’ ‘블랙핑크 때문’…김성한 사퇴 구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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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에 밀렸다’ ‘블랙핑크 때문’…김성한 사퇴 구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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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인도·태평양 전략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인도·태평양 전략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이 사퇴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여전히 뒷말이 무성하다. 고개를 갸우뚱 하는 정황이 많아서다.

김 전 실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갑작스럽게 자진사퇴의 변을 내놨다.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언급하면서다.

김 전 실장의 경질설은 이전부터 나왔었다. 한일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일범 전 의전비서관이 사퇴하고, 이문희 외교비서관도 교체되면서 외교·안보라인 물갈이 조짐을 보여서다.

그럼에도 김 전 실장의 사퇴는 갑작스러웠다. 이달 26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 미국 국빈방문을 앞둔 시기, 또 사퇴 전날까지도 대통령실에서 사퇴 가능성을 부인했다는 점에서다.

거기다 김 전 실장이 사퇴한 날 윤 대통령은 곧바로 조태용 신임 실장을 내정했다. 주미대사로서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을 위해 국내에 머무르고 있었던 조 실장은 내정 이튿날 곧바로 대통령실 청사에 출근해 업무에 돌입했다. 즉, 이미 안보실장 교체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부자연스러운 정황이 김 전 실장의 사퇴를 두고 구설수가 이어지는 이유다.


먼저 김태효 안보실 1차장과의 권력다툼에서 밀려났다는 추측이 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 김 전 실장과 김 차장 간에 다소 알력이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두 인사는 각기 윤 대통령의 초등학교 동창과 사저인 서울 서초 아크로비스타 이웃주민으로 가까운 사이라 알력에도 균형을 이뤄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윤 대통령이 김 차장에 기울게 된 계기를 맞았고 결국 김 전 실장이 밀려났다는 설이다. 계기는 한일회담에 대해 두 인사가 견해차가 있었는데, 일본에 과감한 제안을 해야 한다는 김 차장의 의견이 윤 대통령의 생각과 일치했다는 것이다.

이런 추측을 뒷받침하는 정황은 김 차장은 유임될 가능성이 큰 분위기라는 점이다. 상사인 김 전 실장에 김 차장의 직속 비서관인 이문희 외교비서관도 교체된 상황에서도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김 차장은 지난달 30일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인도태평양지역회의에도 참석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지에 “김 차장에 문제가 있거나 경질하려 했다면 김 실장과 함께 교체되지 않았겠나”라며 “오늘 민주주의 정상회의에도 참석하는 등 업무를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조태용 신임 실장이 지난달 30일 각오를 밝히면서 “안보실을 포함한 대통령실 전 구성원들이 한 마음으로 노력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내부갈등을 염두에 둔 언급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김 전 실장의 사퇴 계기가 윤 대통령 미 국빈방문 중 블랙핑크와 레이디가가 합동공연 일정조율 잡음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앞서 국내외 언론은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만찬 자리에서 블랙핑크와 레이디가가의 협연 무대가 예정돼있다는 보도를 한 바 있다. 특히 해당 공연은 미 측에서 제안했는데, 김 전 실장을 비롯한 안보실에서 이를 윤 대통령 보고에 누락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 후 김 전 실장이 전격 사퇴하자 공연 일정 조율에서 엇박자를 낸 책임을 물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하나하나의 사건으로 큰 인사가 나는 게 아니다. 큰 흐름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날 문제의 공연 일정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부인했다는 점에서 김 전 실장 사퇴 이유로 이어지는 데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읽힌다.

[이투데이/김윤호 기자 (uknow@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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