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민주당 내로남불" 파상공세 vs 野 "외교라인 줄사퇴" 물타기

국민의힘은 이재명 혐의가 더 크다고 지적

민주당은 서로 다른 상황이라고 해명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지난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것을 놓고 여야간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여당은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와 노웅래 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시킨 민주당을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멘스 남이하면 불륜)"이라고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체포동의안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 한일정상회담과 외교라인 줄사퇴 등 논란을 부각하는데 주력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하 의원의 체포동의안 가결 관련 “2월 원내교섭단체 연설에서도 민주당의 내로남불 사례를 추려봤지만, 이번 경우에도 내로남불 사례로 오래 기록될 것”이라며 “부끄러운 것을 알지도 못하는 것 같아서 더욱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전날 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본회의에서 찬성 160명, 반대 99명, 기권 22명으로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권고적 당론’이라며 사실상 찬성 쪽에 무게를 실은 점을 고려해 민주당 표가 50표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본회의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은 103명이었다. 주 원내대표는 “최소한 민주당에서 57표 이상의 체포동의안 가표가 나왔다”며 “만약 이 대표와 노 의원에 대해 민주당에서 57표 찬성했으면 그것도 아마 둘 다 가결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혐의는 하 의원의 혐의와 비교했을 때 훨씬 더 중하고 무거운 것이었다”며 “정치의 근본은 신뢰이고, 신뢰의 기본은 원칙과 공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하 의원과 이 대표 및 노 의원의 상황이 다르다고 맞섰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불체포특권은 정치탄압으로부터 의회와 의원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윤석열 정부가 집권여당 의원을 정치탄압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 수석부대표는 ‘노 의원 건에 정치탄압적 성격이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그런 성격이 있다고 보여진다”며 “집에서 발견되었다고 하는 돈다발이 사실은 출판기념회나 또 상에서 받은 조의금이었다고 하는데 검찰이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돈다발 사진을 찍어서 공개했다는 것 자체가 정치탄압 의혹을 짙게 했다”고 답변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과 관련한 언급은 일절 하지않고,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공세에 집중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일본의 환심을 사자고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그냥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또 “한미정상회담 핵심의제를 조율해야 하는데 석연찮은 이유로 외교안보 핵심들 줄줄이 교체하는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외교는 여야의 문제가 아니라 국익이 걸린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외교 실패를 막기 위해서라도 야당과 협의하고 초당적 역량을 모아 국익을 지켜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