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자도 생전 사죄해야” 오늘 전우원 만나는 5·18 단체

전두환 손자 전우원, 31일 5·18 단체와 만남

10시 유족·피해자 만남 후 민주묘지 참배 예정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1일 오전 5·18단체 대표 등의 마중을 받으며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광주를 방문한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씨와 31일 오전 만나기로 한 5·18 단체가 “이번이 마지막 만남은 아니다”라며 “향후 (전두환 배우자) 이순자씨에게도 사죄를 받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31일 황일봉 5·18 부상자회 회장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전우원씨 입장은 광주 시민들이 한이 풀릴 때까지 오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 만남은 아닐 것”이라며 “그 말이 진심이라면 오늘 하루로 다 풀어질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회장은 “이순자씨 역시 돌아가시기 전의 사죄의 한 마디를 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1일 오전 5·18단체 대표 등의 마중을 받으며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

5·18단체들은 전날 회의에서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회장은 “시간이 촉박하니 피해 당사자들만 만난 것이고, 당시에 80만 광주 시민 전체가 민주유공자이기 때문에 앞으로 광주 시민들의 상처가 다 아물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야한다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이날 오전 10시께 광주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 기억저장소에서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 양재혁 유족회장, 황일봉 부상자회장, 정성국 공로자회장 등과 면담한다. 약 50분간 만남을 가진 후 전씨는 5·18 기념문화센터 인근에 있는 5·18 기념공원 내 추모승화공간을 방문한 뒤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전두환 일가가 5·18 묘역에 참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0일 낮 광주 서구 쌍촌동 거리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전날 석방된 전씨는 이날 광주를 방문했고,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와 유가족 등을 만날 예정이다. [연합]

앞서 전씨는 전날 밤 12시40분께 광주 서구의 한 호텔에 도착해, 공식 일정 없이 5·18 단체와의 만남을 위해 5·18 관련 내용을 공부하는 등의 시간을 가졌다. 전씨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제가 자라온 환경과 들어오던 얘기로 인해 (광주에 대해) 좋게 보지 못했던 적이 있지만 이렇게 기회를 주시고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줘 감사하다”며 “소중한 기회를 주신 만큼 실수하지 않고 상처받은 분들 마음을 풀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씨는 지난 28일 미국에서 입국한 즉시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38시간만인 29일 오후 8시께 석방됐다. 체포 당일 전씨가 진행한 마약 간이 검사에선 음성이 나온 상태다. 경찰은 전씨가 혐의를 인정하고 자진 귀국한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1일 오전 5·18단체 대표 등의 마중을 받으며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

전씨는 미국 뉴욕에 체류하던 지난 13일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언론 인터뷰에서 전씨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하고 본인과 지인들이 마약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오전 유튜브 라이브에서는 방송 도중에 마약을 투약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뒤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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