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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예계 학폭 논란

정말 생기부로 '학폭' 검증이 될까 [엑's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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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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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학교 폭력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방송계가 강화된 '출연자 검증'을 선언했다. 이와 같은 검증이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을까.

지난 21일 채널A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하트시그널4', '강철부대3' 등의 프로그램 론칭 소식을 알렸다. 개 중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 학교 폭력 논란과 같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예전에는 거치지 않았던 과정을 추가했다"며 "출연자들께는 죄송한 일이지만 초, 중, 고 생활기록부를 받아보고 있다. 그걸 보고 특이사항이 있는지를 사전에 체크하고, 출연자 본인도 자가검열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채널A가 앞장서 비연예인 출연자의 검증을 나선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앞서 '하트시그널' 시리즈의 출연자들은 성폭행, 음주운전, 폭행, 학교 폭력 등 다양한 이슈에 휘말렸다. 특히 시즌3에서는 8명의 출연자 중 3명의 인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과연 이들이 들고 나선 해결책, 생활기록부의 열람으로 관련 이슈의 사전 체크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문제다.

앞서 MBN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의 황영웅은 학교 폭력 논란으로 프로그램을 하차한 바 있다. 그러나 '불타는 트롯맨' 측은 오디션 당시 결격 사유 여부를 확인하고 서약서를 받는 등 내부적 절차를 거쳐 모집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생활기록부에 기록되는 학교 폭력에 관한 내용은 각 호 처분에 따라 기재가 되기도 하고, 기재되지 않기도 한다. 또한 기재가 된다 하더라도 일부는 졸업과 동시에 삭제되고, 일부는 졸업 후 2년까지만 유지된다.

따라서 서면사과, 학교 봉사, 접촉 금지 등으로 처분된 학교 폭력은 졸업과 동시에 기록이 사라지고, 사회봉사나 전학 등이 2년 후 사라지며, 퇴학 조치가 돼야 생활기록부에 계속 남게 된다. 자연 소멸 외에도 소송을 통해 편법으로 생활기록부에 아예 남지 않게 하는 방법 등 기록을 피해 가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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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계속 불거지는 학교폭력 논란은 연예계만의 문제가 아닌지라, 교육부에서는 학폭 근절대책을 마련했다. 그 중 생활기록부 학폭 기록 보존기간 연장 등의 이야기가 나왔지만 아직 논의단계에 그치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의 안길호 PD의 학교 폭력 사태를 보더라도, 약 30년 전의 일까지 드러나는 요즘이다. 이처럼 행정적 기록이 무의미한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학생기록부 열람과 비슷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이 범죄이력조회다. 범죄이력조회는 타인의 의지로 확인 불가하며, 당사자가 직접 떼서 제출하거나 동의해야 확인할 수 있다.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도 논란의 여지를 주고 싶다면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의무화가 된다면 이는 인권 유린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연히 생활기록부 열람과 같은 검증이 무용이라는 뜻은 아니다. 여러 시행착오가 있어야 적합한 검증 방법을 찾게 될 것이고 이는 자정 작용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사전 검열이 아닌 후속 조처에 대한 대응 방안이 먼저 수립돼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학교 폭력 검증과 후속 조처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며 "행정적 확인이 불가능할 경우 출연자와 사전 인터뷰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계약서에 논란이 일어나 출연자의 일로 인해 피해가 갈 경우 모든 책임을 출연자가 진다는 조항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출연자가 모든 책임을 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결국 출연자의 이슈엔 프로그램의 꼬리표가 달린다. 특히나 소속사 등이 없는 일반인 출연자들은 대응의 방법을 잘 알지 못하며, 과정에서 또 다른 이슈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업계는 공동의 책임을 져야 한다. 일반인 출연자의 화제성으로 이득을 취했다면, 책임도 져야 하는 법. 빠르고 확실한 후속조처를 통해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도록 사실관계 확인을 해야 한다. 또한 확인 과정에서 피해자를 향한 2차 피해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채널A, MBN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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