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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엠빅] '기습 사면' 일파만파‥붉은악마 "보이콧"·체육회 "규정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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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기습 사면에 거센 역풍


대한축구협회가 승부조작 등 각종 비위로 징계받은 축구인 100명을 기습 사면한 이후 진상조사 요구까지 거세지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축구협회가 아닌 대한승부조작협회", "진짜 2차 가해는 누가 하고 있냐"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축구협회는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고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을 사면하기로 의결했습니다.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으로 제명된 선수 50명 중 48명도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축구협회는 "월드컵 본선 10회 연속 진출 성과와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축구협회 "오랜 시간 반성..지도자·심판 등 활동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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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이 번지자 축구협회는 "오랜 시간 충분한 반성이 이뤄진 징계 대상자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가 있다"고 부랴부랴 해명 자료를 냈습니다. 또 "사면 대상자들이 지도자와 심판, 선수관리담당자로 사실상 활동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붉은악마 "16강이 범죄자 면죄부?..철회 안하면 A매치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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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축구팬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최대 적폐는 축구협회"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는 "대놓고 승부조작을 눈감아주겠다고 당당히 말해라", "이제 한국은 승부조작을 해도 용서 가능한 나라가 됐다" 같은 비난 여론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축구협회의 가장 든든한 지원자인 '붉은악마'도 성명을 냈습니다. 붉은악마측은 "월드컵 16강이란 축제를 왜 범죄자들의 면죄부로 사용하는가", "후배 선수들이 피, 땀, 눈물로 일군 환희를 어찌 범죄자들의 면피 도구로 사용할 수 있냐"고 꼬집었습니다.

붉은악마는 사면 결정 즉각 철회, 사과는 기본이고, 받아들이지 않을 시 향후 A매치 보이콧과 항의 집회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할 것"이라면서 이번 사태를 그냥 넘기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체육회 "'징계기록 삭제' 규정 없어..사면 원칙적으로 불가능"


대한축구협회의 상위 기관인 체육회도 이번 사면의 효력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체육회 관계자는 30일 엠빅과의 통화에서 "징계 기록을 삭제하는 규정이 없어 사면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관련 규정에는 승부조작에 가담한 이들에 대한 징계 삭제 근거가 없어, 사면돼도 이들의 징계 이력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체육회에는 사면 대신 '구제 신청'이라는 규정만 존재하는데, 구제 신청 역시 수사기관의 불기소 결정이나 법원의 무죄 판정을 받았을 때만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이번 축구협회의 사면과 상관없이 체육회에선 승부 조작에 가담한 이들의 징계 이력을 삭제할 근거가 없습니다.

체육회 관계자는 "축구협회로부터 사전에 어떤 문의를 받지 못한 것은 물론, 아직 사면 대상 100명의 명단도 받지 못했다"면서 "축구협회가 이번 사면과 관련해 체육회 규정을 어겼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기습 사면', 비난만 받고 실효도 없는 헛발질?


결국 축구협회의 '사면 발표'를 팬들도 상위 기관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

축구인들도 "축협의 조치는 똥볼을 찼다"는 논평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진상조사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이번 사면 파문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임명찬 기자(chan2@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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