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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5월학살 책임 전두환·노태우 대신 사죄 나선 손자·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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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마약 투약 혐의 관련 조사를 마치고 석방된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3.2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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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최성국 이수민 기자 = 1980년 5·18민주화운동 학살 책임자인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가 5·18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사죄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다.

우원씨는 31일 5·18기념재단, 5월 단체 등을 만나 5·18피해자와 유족 등에게 사죄하고 국립5·18민주묘지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그의 이같은 행보는 5월 광주학살의 또다른 책임자 중 한명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씨의 행보와 맞물린다.

노재헌씨는 지난 2020년 5월29일 광주를 방문, 오월어머니집을 예고 없이 찾아 대화를 나누고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했다.

당시 재헌씨는 "(아버지가) 40년 민주화 과정에서 광주의 의미를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당신께서 못하신 것은 다른 분이라도 받아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노력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재헌씨는 이를 포함해 2019년 8월과 12월, 2021년 4월과 5월, 12월 등 꾸준히 광주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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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가 5·18연극 관람을 위해 25일 광주 동구 한 소극장을 찾았다가 연극 관람 후 이에 항의하는 5·18관계자들에게 '죄송하다'고 사죄하고 있다. 노씨는 이날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싶어 직접 연극 관람을 하고 싶었다'며 광주를 찾은 이유를 밝혔다. 2021.5.25/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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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은 광주학살에 대한 어떠한 사죄도 없이 2021년 10월26일 병환으로 숨졌고, 재헌씨는 부친상 이후 2개월여 만에 다시 광주를 찾아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헌화·분향했다.

그는 참배에 앞서 민주의문 앞 방명록에 '5·18 민주 영령들을 추모하며 민주영령들과 국민들께 진 빚을 갚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고 적었다.

특히 노재헌씨는 "전두환씨 둘째 아들과도 친분을 갖고 있다"며 "지금처럼 혼자 광주를 찾고 사죄하기보다는 그를 설득해 함께 진실을 밝히는 데 노력해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 할아버지인 전두환을 '학살자'로 칭하며 한국으로 들어와 사죄를 앞두고 있는 전우원씨는 전두환의 둘째 아들인 전재용씨의 차남이다.

우원씨는 SNS를 통해 "아버지 전재용씨가 출처 모를 검은 돈을 사용해가며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제는 곧 미국에서 시민권을 획득해 법의 심판으로부터 도망가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귀국 후 마약투약혐의로 서울에서 수사를 받은 우원씨는 30일 오전 0시30분쯤 광주에 도착해 공식 사죄를 위해 5월 단체들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그는 "태어나서 광주에 처음 와본다"며 "항상 두려움에, 이기적인 마음에 도피해오던 곳인데 천사 같은 마음으로 환영해주시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의미있는 기회이고 순간인 만큼 최선을 다해서 피해자분들,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의 억울한 마음을 최대한 풀어드리고 싶다"며 "다시 한번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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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 혐의 관련 조사를 마치고 석방된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광주로 향하는 차량에 탑승한 뒤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와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3.2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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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피해자들과 광주시민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말에는 "저를 포함한 저희 가족들로 인해 지금까지 너무 상처를 많이 받으셨을 것 같다"며 "원한도 많으실 것 같고, 너무 슬픈 감정도 많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조금이라도 그 억울한 마음을 풀어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며 "이렇게 늦게 오게돼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늦게 온 만큼 저의 죄를 알고 반성하고 더 노력하며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우원씨는 이날 하루 휴식을 갖고 31일 오전 9시50분쯤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5·18기념재단, 공법단체 3단체와의 차담회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이후 오전 11시 5·18기념문화센터 리셉션홀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5·18 유족과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기로 했다.

낮 12시쯤에는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할 예정이다.

5월 단체 관계자는 "5·18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사죄 한마디하지 않고 세상을 떠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들의 죄를 손자와 아들이 대신하는 모습을 보면 결국 죄는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는 것을 느낀다"며 "우원씨가 진심어린 사죄로 유족들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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