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소요.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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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요가 '더 글로리'를 촬영한 날이면 잠을 설쳤다고 밝혔다.
29일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 사옥에서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 출연한 배우 안소요를 만났다.안소요는 편집숍 시에스타의 매니저이자 박연진(임지연 분)의 스타일리스트 김경란 역을 맡았다. 김경란은 학창시절 박연진 무리에게 학교 폭력을 당한 피해자이기도 하다.
안소요는 "감독님이 경란 캐릭터가 피해자 연대인지 가해자 무리인지 헷갈려 보이면서 긴장감을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연기하면서 그 모호한 지점을 찾으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경란을 진심으로 연기하고 싶어서 경란의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 하루하루를 머릿속으로 계속 그려봤다. '왜 그랬을까'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천천히 그려가며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김경란은 성인이 된 뒤에도 학폭 가해자 무리에게서 성인이 된 후에도 벗어나지 못한다. 전재준(박성훈 분)의 옷 가게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기상캐스터 박연진(임지연 분)의 스타일리스트로 일한다.
김경란이 가해자 무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물음에 안소요는 "많은 분들이 의아해하시기도 하고 동시에 자신들의 직간접적 경험을 통해 추론하더라. 그것들을 보면서 저도 공감했다. 많은 분들이 이해해주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왜 그랬는지에 대한 이유를 한 줄로 설명하긴 힘들 것 같다. 실패하고 좌절했던 날들이 하루하루 쌓여 이제는 뭔가를 더 시도해보거나 노력해볼 힘도 남아있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 눈앞의 하루하루를 버티고 안전하게 지내는 것, 그것만으로도 경란은 벅찼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학폭 피해자를 연기하며 심적으로 힘들진 않았냐고 묻자 안소요는 "경란의 마음에 깊게 들어가고 싶었다. 경란을 몸으로 받아들이고 싶었다. 당연히 경란의 마음속 어둠을 느꼈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 좋지 않은 감정들도 많았지만, 기본적으로 그 바탕에는 나 자신이 있다. 내가 작품을 하고 있다는 감사한 마음이 커서 이 역할의 어두운 감정이 괴롭고 힘들지만은 않았다. 그런 감정도 받아들일 만큼 내가 경란을 사랑하고 잘 연기해내고 싶다는 밑받침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안소요는 "독립영화를 하면서 여러 캐릭터를 연기해봤다. 어두운 역할도 있었는데, 어떤 역할이든 소화 안 되는 여러 감정이 있어서 잠 못 이루는 날이 많다. 그 감정의 정체가 뭘까 고민하기도 하고 여러 생각과 감정이 들어왔다 나갔다 한다. 꿀잠 자는 날도 있지만 밤새 뒤척이는 날도 있다"고 말했다. '더 글로리' 때는 "제가 촬영이 많진 않았다. 띄엄띄엄 있었는데, 거의 모든 장면마다 촬영한 그날은 잠을 잘 못 잤다. 계속 복기하게 됐다. 또 촬영한 장면들과 연결되는 장면도 있지 않나. 오늘 어떻게 연기했는지도 생각하고 인물의 감정에 대해서도 생각하다보면 쉽게 잠이 들진 않았다"고 말했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3월 29일 기준 넷플릭스 TOP10에 따르면 '더 글로리'는 4억 1305만 누적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TV(비영어) 부문 역대 시청 시간 6위로 올라섰다. 국내 넷플릭스 시리즈 작품으로는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을 잇는 성과다. '더 글로리'파트1은 5주 동안 TOP 10 리스트에 진입, 파트2는 공개 직후 3주 연속 비영어 부문 1위 자리를 수성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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