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령사회 정책 주요 내용
정년연장 등 연령기준 재점검 논의도
국민연금 수급 연령 시점 등 의제로
노인 빈곤 문제 언급 안 해 비판 나와
정부가 28일 발표한 고령사회 관련 정책 추진방향 및 과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계속고용이다.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국가) 진입을 불과 2년 앞둔 상황에서 노인들에 대한 돌봄과 고용, 의료에 관한 혁신적인 대책이 필요함에도 그간 정책들은 노후 소득보장이나 돌봄 위주로 추진돼 재정건전성이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윤석열정부의 고령사회 대비 정책 목표는 ‘세대 공존을 위한 지속가능 사회기반 구축’이다. 향후 10년 내 25∼59세의 적극생산연령 인구는 320만명 감소하고 65세 인구는 483만명 증가함에 따라 청년세대의 미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청년층의 고령층 부양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노인 스스로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게 정부 판단인 셈이다.
정부는 △고용·일자리 지원 강화 △의료-돌봄 연계 혁신 △고령친화적 주거환경 조성 △고령친화기술 연계 사회서비스 혁신 △복지시스템 지속가능성 제고 5개 핵심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고용·일자리 지원 강화 과제와 관련해 정부는 재고용·정년 연장 등 계속고용 제도와 관련한 사회적 논의를 추진해 올해 말까지 관련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민간기업들의 은퇴(예정)자 계속고용을 유도하기 위해 임금체계 개편 컨설팅을 제공하고 계속고용 장려금을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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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오는 7월 12개 시·군·구 노인들을 대상으로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을 실시해 이전 살던 곳에서 계속 거주하는 삶을 보장하는 통합 돌봄체계 혁신을 추진한다. 또 2018년부터 2022년까지 2000호에 불과했던 고령자 복지주택을 2027년까지 5000호 이상 확대하고, 영구임대 단지에 고령층에 대한 돌봄을 제공하는 주거복지사를 지난해 15개소에서 올해 148개소로 대폭 확대한다.
무엇보다 정부는 고령사회 복지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고령층 건강·소득 수준 변화 및 사회참여 욕구 등을 반영한 연령기준 재점검을 위한 사회적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연령기준 재점검은 공공·민간의 직장인 은퇴는 물론 국민연금 수급 연령 시점 등과 관련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계속고용과 연령기준 조정이라는 민감한 사안을 꺼낸 데 대한 호평이 있는 반면 계속고용을 위한 정책의지가 느껴지지 않고 고령화 정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노인빈곤 문제는 아예 다루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혜지 서울여대 교수(사회복지학)는 “고령화 사회에서 제일 중요한 게 노인빈곤 문제인데 관련 대책은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계속고용의 경우 정책대상 규모가 너무 적고 기업들이 계속고용할 경우 얼마를 지원하겠다는 내용 이외엔 유인책이 별로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송민섭 선임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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