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 조사 끝내고
즉시 광주 방문할 뜻 밝혀
전직 대통령 고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가 28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체포돼 연행되고 있다. 권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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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한 폭로를 이어온 전직 대통령 고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27)가 28일 오전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경찰에 체포됐다.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전씨는 경찰 조사에 앞서 5·18 유가족에게 사죄의 뜻을 밝혔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8시 전씨를 서울 마포구 서울청 별청으로 압송했다. 경찰은 “(전우원씨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휴식 후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능한 대로 최대한 빨리 광주에 가서 사죄드리고 싶다”고 말한 전씨는 조사를 받은 뒤 29일쯤 풀려날 예정이다.
전씨는 조사실에 들어가기 전 가족 비자금 의혹에 대한 추가 증거에 대해 “저희 집안이나 지인이나 자본력을 사용해서 직접적으로 처벌받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미국 뉴욕 JFK 공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전씨에 대한 체포·압수수색 영장을 이날 오전 6시 집행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전날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씨에 대한 영장을 발부했다.
진회색 정장을 입고 남색 넥타이를 맨 전씨는 오전 6시50분쯤 양손에 수갑을 찬 채 수사관 두 명에게 붙들린 채 인천공항 제2터미널로 나왔다.
경찰에 체포된 심정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잠깐 뜸을 들인 전씨는 “저 같은 죄인이 한국에 와서 사죄할 기회를 주신 국민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리고 민폐를 끼쳐 죄송하다”며 “최대한 열심히 협조해 수사받고 나와서 5·18 피해자분들께 사과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5·18 유족에게 사과를 결심한 이유를 묻자 전씨는 “죄인이니까요”라고 답했다. 이어 “제 삶이 소중한 만큼 모든 사람의 삶이 소중하고, 저는 지금 살아있지만 그분들은 여기 안 계시다”면서 “저는 죄가 있다”고 말했다.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선 “미치광이로 몰아가거나 아니면 진심으로 아끼거나, 한국에 가지 말라고 하거나 아예 연락이 없거나 한다”고 답했다.
인천공항에 오전 5시20분 도착할 예정이던 전씨의 항공편이 지연되면서 이날 새벽 제2터미널 현장은 전씨를 기다리는 인파로 북적였다. 게이트 앞에는 스마트폰으로 생방송을 진행하는 유튜버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전우원씨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이들도 보였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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