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소선거구제 한계 지적
허 의원은 이날 이준석 전 대표와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가 만든 정치 블로그 ‘고공행진(고민하고 공부하고 행동하는 진실한 사람들)’에 게시한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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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위성정당 후보로 당선된 후 당적을 바꾼 것을 “부끄러운 경험”이라고 고백하며 “그래서 나는 선거제도에 대한 정치적 고민이 더욱더 많았다”고 운을 뗐다.
허 의원은 현행 소선거구제에 대해 “1988년부터 시행돼 온 소선거구제를 바꿔야 한다는 것은 총선을 앞둔 해마다 매번 제기돼왔다”며 “소수 정당이 득표율만큼의 의석을 얻지 못해 국민 대표성과 비례성을 확보하지 못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또 “특정 지역에서 특정 정당이 의석을 독점하는 고질적인 지역주의 문제가 고착된 것도 소선거구제의 한계 때문”이라며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 아래서는 양대 정당이 아닌 새로운 정당, 다양한 의견을 대변하는 새로운 정치 세력이 등장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지향들이 반영되도록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은 이 시대에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우리가 선거제도를 개편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허 의원은 국민의힘이 검토하는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하는 방안은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1988년 전까지는 중선거구제였고, 여야 나눠먹기식이라는 비판 때문에 소선거구제로 바꿨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중·대선거구제를 하더라도 거대 양당, 그 정당의 테두리 안에 있는 인지도 높은 후보자가 당선에 유리하다면 소선거구제와 마찬가지의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리는 개편안에 대해서도 “(전체) 의석수를 늘리지 않은 채로 비례대표 수를 늘린다는 것은 지역구 숫자를 줄이겠다는 말과 같다”며 “가장 어려운 난제 중의 난제”라고 했다. 허 의원은 “기존의 지역구를 가진 의원들에게는 사활적인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이라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선거제 개혁) 논의는 무성했으면서도 단 한 번도 예외 없이 흐지부지되고 말았던 이유”라고 덧붙였다.
허 의원은 선거제 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현역 의원들이 기득권부터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허 의원은 “승자독식으로 인해 다양한 정치 세력의 진입 장벽이 너무나 높은 정치 구조, 고착된 지역주의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대한민국의 미래와 정치 선진화를 위해, 우리 존경하는 선배, 동료 국회의원들의 과감한 결단과 용기가 절실하게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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