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폭로성 발언을 해온 손자 전우원 씨가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뒤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우상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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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6시 51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1층 도착 게이트 A 앞.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27)씨가 두 손이 꽁꽁 묶인 채 취재진 앞에 섰다. 검은 정장에 남색 넥타이 차림의 전씨는 고개를 숙인 채 한참을 침묵하다 운을 뗐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 정각 기체와 공항을 잇는 탑승교가 끝나는 지점(입국장 게이트)에서 전씨를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수사관 7명을 보내 전씨에 대한 체포영장과 수색영장을 집행했다. 전씨가 미국 뉴욕에서 탄 귀국편 비행기 KE086이 인천공항에 도착한 지 6분 만이다. 현장엔 유사 시 투입될 공항 보안요원도 다수 배치됐다.
경찰은 미란다 원칙을 고지한 뒤 전씨를 체포하고, 다른 승객들이 모두 빠져나간 후 전씨를 게이트 입구까지 연행했다. 입구 앞은 생중계하는 유튜버들, “제이미(전씨의 영어 이름), 웰컴 투 코리아”를 외치는 지지자들,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 인터넷 매체는 ‘전우원씨 환영합니다’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전씨를 맞이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폭로성 발언을 해온 손자 전우원 씨가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뒤 경찰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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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앞에 선 전씨는 “수사에 최대한 열심히 협조해 빨리 수사 받고 나와서 5·18 유가족과 피해자분들께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사과를 결심한 이유를 묻자 전씨는 “죄인이니까”를 짧게 언급한 뒤 “저의 삶이 소중한 만큼 모든 사람들의 삶이 소중하고, 저는 지금 살아있지만 그분들은 지금 안 계시다”고 말을 이었다.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선 “저를 미치광이로 몰아가거나 진심으로 아끼거나”라며 “한국에 가지 말라고 하거나 아예 연락이 없다”고 답했다.
전씨는 끝으로 자신의 마약 투약 혐의도 인정했다. 그는 지난 17일(한국시각) 생방송 중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질을 여러 차례 복용한 뒤 환각 증세를 겪다가 미국 뉴욕 현지 경찰과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전씨는 이날 “방송에서 제 죄를 피할 수 없도록 전부 다 보여드렸다”며 “미국 병원에 제가 마약을 사용한 기록이 있으니 확인해보시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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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6시 54분 경찰은 대기시켜 둔 검은 밴에 전씨를 태워 서울 마포구 서울청 광역수사단(마수대)으로 곧장 이동했다. 경찰은 청사에서 전씨의 머리카락 등 신체를 압수수색할 예정이다. 수사는 전씨 주변인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씨가 SNS나 언론 인터뷰 등에서 마약 사범으로 지목한 주변인 2명에 대해서도 마약 투약 여부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4일부터 전두환 일가의 비자금 의혹과 지인들의 마약·성범죄 혐의 등 거듭된 폭로전과 생방송 마약 소동 등을 벌인 전씨의 2주는 이날 ‘체포’로 일단락됐다.
인천=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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