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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中 경제 빗장 푸나…두 팔 벌린 리창, 돌아온 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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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창업자, 1년여만에 中 본토 등장

2인자 리창은 "무슨 일 있어도 개방" 약속

중국이 위드코로나 전환 이후 경제 회복을 뒷받침할 민간 투자와 외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 3년간 노출된 폐쇄·봉쇄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해 '2인자' 리창 국무원 총리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중국을 '개방'하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기업 규제의 상징이던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도 계산된 타이밍에 등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창 총리는 이 베이징에서 진행된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서 다국적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과 깊게 연결돼있으며, 지속적으로 세계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외국기업을 위해 거대한 시장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중국은 변함없이 개방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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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창 국무원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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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뿐 아니라 팀 쿡 애플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 레이 달리오 브릿지워터어쏘시에이츠 회장 등 세계적인 기업 고위인사 1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엄격한 방역이 해제된 이후 국가가 완전히 개방됨에 따라 중국 지도자들이 최근 몇 주 동안 외국 및 민간 기업 유치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알리바바의 창립자 마윈의 등장 역시 중국의 시장 친화적 행보의 일환으로 풀이한다. SCMP에 따르면 마윈은 최근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저장성 항저우에서 모습을 드러내 이목을 끌었다. SCMP는 알리바바가 소유한 언론으로, 소식통을 인용해 이 소식을 전하며 그가 자신이 세운 윈구 학교 등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마윈은 2020년 10월 중국 금융 당국의 규제를 공개석상에서 비판한 이후 중국 정부에 미운털이 박힌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정부는 2021년 알리바바에 182억위안(약 3조4000억원) 규모의 반독점 과징금을 부과했으며,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는 무산됐다.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일본에서 보냈고, 올해 춘제(중국의 설) 기간에는 홍콩에 머물렀다. 최근에는 싱가포르와 호주, 태국 등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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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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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 밖에도 고강도 규제와 과징금 등을 통해 알리바바를 비롯한 빅테크 업계 길들이기를 2년여간 이어왔다. 일각에서는 마윈의 등장과 이에 대한 보도가 중국의 '빅테크 때리기'의 종료를 알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서방 언론은 이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샤멍루 유라시아그룹 이사의 설명을 인용, "그의 귀국을 불확실성의 완전한 해소로 읽어서는 안 된다"면서 "그러나 (공산당의) 일상적 기업 운영에 대한 구조적 영향력은 장기적으로 정치 위험을 동반한다"고 강조했다.

CNBC는 마윈의 등장은 '정부와의 거래'에 의한 것이라는 견해를 실었다. 쑨신 킹스컬리지 런던 교수는 이 매체에 "이를 통해 정부는 민간 부문과 투자자들에게 '온기'를 전하려고 한 것"이라면서 "마윈이 사면된 것으로 인식된다면 다른 기업들도 안전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성장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것은 당이 직면한 정치적 우선순위일 것"이라면서 "기업가들의 지위를 보다 낙관적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부연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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