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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정순신 논란·수사 지휘 공백 장기화에 부담 ‘내부 발탁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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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수 국수본부장 임명 배경은

외부 공모땐 5월까지 공석 불가피

윤희근 “대통령실과 협의해 결정”

조직 내 ‘경찰 출신 선호’도 영향

우, 非경찰대… 안팎서 신망 두터워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결국 경찰 내부 인사인 우종수(55) 경기남부경찰청장이 27일 임명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윤희근 경찰청장으로부터 추천받은 우 청장을 이날 임명하면서 정순신 변호사 사퇴로 한 달간 이어진 국수본부장 공석이 채워졌다. 검사 출신 후보자의 낙마와 학교폭력 이슈, 길어지는 수사지휘부 공백에 따른 부담 등이 내부 인사 발탁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세계일보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우종수 경기남부경찰청장(치안정감)이 27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외부일정을 마치고 들어오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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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청장을 국수본부장에 추천한 윤 청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외부공모는 50일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대통령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내부 발탁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외부공모를 다시 시작할 경우 지원자 접수에만 2주 이상 걸리는 등 공석 사태가 5월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경찰 수사를 총괄·지휘하는 국수본부장에 경찰 출신을 임명해야 한다는 경찰 내부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출범한 국수본은 전국 18개 시·도 경찰청장과 3만5000여명의 전국 수사 경찰을 지휘하는 독립적 수사기관이다. 국수본부장은 전국 18개 시·도 경찰청장의 수사를 지휘하며, 수사 업무에 관해선 경찰청장을 넘어서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정 변호사의 중도 사퇴 이후 외부 재공모와 내부 선발을 두고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황 등을 겪으며 국수본부장 자리에 누가 앉을지 이목이 집중돼왔다. 높은 주목도로 인해 한층 강화된 인사검증 과정에서 우 청장은 별다른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 치안정감 승진 때 이뤄진 경찰 내부 인사검증 때도 문제 될 만한 사안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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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검사 출신인 정 변호사의 인사검증 실패를 겪고도 다시 외부 인사를 기용할 경우 상당한 내부 반발이 불가피한 상황도 작용했다. 우 청장에 대한 경찰 안팎의 두터운 신망이 임명의 주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서울경찰청 수사부장과 경찰청 형사국장을 역임하는 등 일선 수사부서 경험을 두루 갖춘 ‘수사 전문가’로 평가되는 우 청장은 수사 기획력은 물론, 리더십과 포용력을 갖춘 ‘덕장’ 유형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장과 경찰청 차장 등 경찰 주요 고위간부가 경찰대 출신인 상황에서 우 청장이 행정고시 특채인 점도 고려사항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남 1녀를 둔 우 청장은 지난해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때 13억9600여만원을 신고했다. 아들은 정상적으로 병역을 마쳤다. 윤 청장은 “경찰이 인사검증의 주체가 아니라서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인 확인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본인은 물론, 자녀 등 가족 문제와 기타 여러 문제에서 자기관리가 돼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우 청장이 행정고시에서 검찰사무 직렬에 합격한 바 있어 ‘경찰 입직 전에 검찰 5급 사무관으로 근무해 이번 인사 역시 검찰 출신 기용 사례’라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정 경력채용(1999년)으로 경찰에 입직한 우 청장은 경찰이 되기 전에 행정안전부의 전신인 총무처에서 1년, 국가정보원에서 3년2개월 근무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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