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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넥슨 기술유출 의혹’ 다크앤다커’, 美 저작권법 위반 삭제 조치에 반발… “직원 개인문제일 뿐 근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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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다크앤다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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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미공개 프로젝트를 유출해 게임 ‘다크앤다커’를 개발한 의혹을 받는 국내 인디 게임사 아이언메이스가 정면 대응에 나섰다.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다크앤다커가 삭제되자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해명에 나선 것이다. 아이언메이스는 넥슨과의 분쟁이 직원 개인의 문제일 뿐 게임 개발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아이언메이스가 다크앤다커 개발 초기에는 지금보다 더 큰 팀이었기 때문에 완성도 높은 게임을 짧은 기간에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7일 아이언메이스는 공식 디스코드에 “넥슨은 다크앤다커가 넥슨 영업비밀과 저작권을 침해했고, 도용한 정보를 사용해 제작·개발됐다고 주장하지만 근거 없는 내용이다”라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스팀에서 다크앤다커가 삭제된 것은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과 관련한 조치다. DMCA는 1998년 제정된 미국 저작권법인데, 저작권 보유자가 포털·플랫폼 등 서비스 제공자 측에 저작권 침해를 소명하면 확인 절차를 거쳐 문제의 자료를 삭제하도록 하고 있다. 넥슨이 스팀 운영사 밸브에 DMCA를 근거로 운영 중단을 요청했고, 이를 밸브가 받아들인 것이다. 아이언메이스는 넥슨이 미국 법무법인 아놀드&포터를 통해 지난 2일 스팀 측에 보낸 ‘다크앤다커 삭제 요청 서한’의 원문도 함께 공개하며 반박 글을 올렸다.

우선 아이언메이스는 다크앤다커를 처음부터 새로 개발할 수 있었던 자료와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크앤다커 개발 당시 언리얼 엔진 마켓 플레이스에서 플러그인과 애셋을 다수 사용했고, 넥슨이 도용 당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전부 여기서 구입했다는 것이다. 또 개발 초기부터 버전 관리를 했기 때문에 날짜별 코드와 내부 플레이 테스트도 갖고 있다고 했다.

스타트업이 어떻게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이 같은 게임을 완성했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개발 초기에는 더 큰 팀으로 시작했고, 당시 팀은 프로그래밍에 중점을 두고 빠른 개발에 집중한 구성원들이었다”며 “넥슨 P3 프로젝트 팀에는 서버 프로그래머가 없었지만 아이언메이스는 안정적인 서버 아키텍처 구축의 중요성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고 이에 초창기부터 서버 프로그래머를 확보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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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프로젝트 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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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넥슨에서 해고된 뒤 아이언메이스에 합류한 직원 A씨의 입장도 설명했다. 그는 넥슨의 미공개 프로젝트 ‘P3′ 개발 팀장으로 지내면서 2020~2021년 사이 핵심 파일 1만1000여개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아이언메이스는 “넥슨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원격근무를 의무화하면서 A씨는 넥슨 임원들로부터 여러 차례 서면 승인을 받아 외부 개인 서버를 활용했다”며 “그 이후 개인 서버를 계속 사용해도 되는지 회사측에 문의했고, 회사측에서는 그에게 앞으로는 개인 서버 사용을 자제하라고 했다. A씨도 서버 폐쇄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불확실했기 때문에 A씨는 개인 서버를 완전히 닫지는 못했고, 일부 자동화 스크립트가 개인 서버에서 실행 중인 상태로 남아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A씨는 2021년 6월쯤 회사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넥슨을 떠나기로 결정했고, 이 같은 계획을 회사측에 알리자 넥슨 측이 갑자기 내부 감사팀을 파견해 그가 파일을 도용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 아이언메이스 측의 설명이다. 다만 A씨가 일부 직원들에게 동반 퇴사를 제안한 것을 사실이라고 밝혔다. A씨는 박승하 아이언메이스 대표를 비롯해 직원들에게 “넥슨을 퇴사해 P3와 비슷한 게임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저들의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다. 해명 과정에서 오히려 불리한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이언메이스는 이 같은 해명문을 공식 디스코드 계정을 통해서만 발표하고 있는데, 3월 초부터 공식 계정의 신규 가입자를 더이상 받지 않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 영문으로만 해명자료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출시 초기에 다크앤다커를 접한 일부 유저들, 특히 외국인 위주의 게임 팬 층을 대상으로만 소통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다크앤다커 유저들이 스팀에서 삭제된 것에 대한 보복성으로 넥슨의 블루아카이브나 메이플스토리의 평점 테러를 하자고 커뮤니티에 공유하고 있는데 이를 제지하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아이언메이스는 내달 다크앤다커의 5차 테스트를 진행하고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스팀 삭제 조치로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아이언메이스는 입장문을 통해 “두 게임 모두 고전적인 판타지 던전 탐험 게임이기 떄문에 비슷할 수밖에 없다”면서 “넥슨이 만약 원한다면 경찰 입회 하에 소스 코드, 커스텀 자산, 디자인 문서를 비교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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