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고 미국산 부품·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포함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만 세액을 공제해주기 때문에 배터리 제조기업들은 북미 공장 생산비율을 높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번 투자로 LG엔솔은 북미에 총 7개의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돼 한·중·일이 펼치는 배터리 3국 대전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세계 전기차 점유율 1위 테슬라의 원통형 배터리는 현재 LG엔솔과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이 공급하고 있다. CATL은 중국 기업이라 미국 내 증설이 어렵고 파나소닉은 이미 미국 내 생산제품 중 대부분을 테슬라에 공급하고 있어, 추가 협력이 가능한 곳으로 LG엔솔이 1순위로 꼽힌다. 지난해 1~10월 기준 북미 배터리시장 점유율(SNE리서치)은 파나소닉이 48%로 1위, LG엔솔이 18%로 2위인데 애리조나 공장이 완공되면 파나소닉 1강 구도를 깨고 LG엔솔이 시장을 양분할 수 있게 된다.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혁명의 동력원인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패권경쟁은 반도체만큼이나 뜨겁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탑재량에서 CATL은 시장점유율 37%를 기록해 6년째 1위를 지켰다. 점유율은 전년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점유율 13.6%를 차지한 LG엔솔과 중국 비야디(BYD)가 공동 2위를 차지했다. LG엔솔의 시장 점유율은 2021년 19.7%에서 6%포인트 하락했다. 배터리 상위 10위 기업 가운데 6개가 중국 업체로, 전체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초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상용화했고, 2015년까지 배터리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했던 배터리 종주국 일본이 2030년까지 세계 시장 20% 점유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민관 53조원 규모)에 나섰다. 조금만 방심해도 중국과의 격차는 커지고 일본에 따라잡히는 처지로 몰릴 수 있다.
중국의 배터리 굴기를 견제하는 미국과 유럽의 인플레이션감축법은 K-배터리가 글로벌 1위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요인이다. 테슬라의 손을 잡은 LG엔솔, GM과 합작하는 삼성SDI, 포드와 제휴하는 SK온이 북미 시장에서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정부도 배터리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로 적극 뒷받침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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