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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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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행궁·오산 독산성 등 '정조 유적' 세계유산 잠정목록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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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건설 관련 10곳 신청했으나 문화재위원회 심의서 '부결'

연합뉴스

화성행궁 전경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조선 정조(재위 1776∼1800)의 신도시 건설과 관련한 유적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잠정목록'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2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 산하 세계유산분과는 이달 초 회의를 열어 '18세기 정조대왕 신도시 건설 유적군'의 잠정목록 선정 여부를 심의해 부결했다.

위원회는 "연속유산으로서 구성 요소가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에 충분히 기여하지 못하며 일부 구성 요소는 진정성을 확보하고 있지 않다"고 부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조의 신도시 건설과 관련해 시간성, 도시성을 충분히 담보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18세기 정조대왕 신도시 건설 유적은 정조가 동아시아 유교 문화권의 보편적 가치인 효(孝), 애민 등의 가치를 실천하고자 건설한 신도시 유적을 지칭한다.

기존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화성 융릉과 건릉, 수원 화성을 비롯해 수원 화성행궁, 수원 화령전, 지지대비, 오산 독산성과 세마대지, 만석거, 수원 축만제, 수원향교, 오산 궐리사 등 10곳이 포함됐다.

경기도 측은 등재 신청서에서 "효, 애민, 교화 등의 보편적 가치가 정조 재위 당시 상공업 발달, 실학사상 등과 융합돼 단기간에 강한 목적성을 갖고 구현된 계획도시의 유형적 증거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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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독산성과 세마대지 전경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임금이나 왕후의 무덤을 뜻하는 능침(陵寢), 농사를 짓는 데 필요한 물을 논밭에 대는 관개(灌漑),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統治) 등의 기능을 아우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서류 심사와 현지 조사를 통해 보편적 가치 충족 여부와 등재 범위, 유산의 보존·관리 현황, 향후 보존 관리를 위한 제도적 장치 등을 평가한 결과, 잠정목록 등재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현지 조사 결과와 관련해 "정조 시대의 유교적 가치를 도시 건설과 연계해 일부 구성요소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고자 하는 시도는 긍정적이나, 신청 유산 모두 정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조의 효, 애민, 교화가 인류 문명사에서 어떤 시대적·지역적 가치를 가졌는지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며 "보편적 가치를 실현한 특별한 사례로 설명하는 것은 자의적 해석"이라고 판단했다.

세계유산 잠정목록은 세계유산에 등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산을 모은 일종의 예비 목록이다.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하려면 잠정목록, 우선등재목록, 등재신청후보, 등재신청대상 등 네 단계의 국내 심의를 거쳐야 한다. 지난해 7월 기준 유네스코에 등록된 한국의 세계유산 잠정목록은 총 13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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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축만제와 축만교 모습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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