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4명 중 3명 국회 못믿어…정부기관 꼴찌
'의원정수 확대' 담긴 선거제 개혁안 반대 여론
정치 등 돌린 무당층 2배↑…"특권 내려 놓아야"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정부기관 중 가장 국민 신뢰도가 낮은 기관은 국회(24.1%)였다. 국민 4명 중 3명 이상이 국회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해(34.4%) 보다 10.3%포인트나 하락한 수준이다. 국회에 대한 신뢰도는 지난 2016년 12.6%에서 2018년 15.0%, 2020년 34.4%로 꾸준히 높아졌지만 지난해 10%포인트 이상 대폭 깎였다. 지난해 12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공동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 3.1%포인트)에도 국회 신뢰도는 15% 전체 기관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4.15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무처가 제21대 국회의원들에게 지급될 배지를 공개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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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선거구제 개편에 대한 국민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정치권에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의원정수를 현행 300명에서 350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되자 거센 비판 여론이 일었다. 결국 여야는 해당 안을 철회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회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는 응답은 57%로 과반이었다. ‘현재가 적당하다’는 응답은 30%, ‘제도 변경에 따라 국회의원 정수를 늘려도 된다’는 응답은 9%에 불과했다. 4%는 의견을 유보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의원정수 확대에 국민의 반대가 큰 이유는 국회의원 ‘특권’에 대한 거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꾼’이 아닌 ‘상전’을 모시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머슴 숫자가 늘어나면 국민이 왜 싫어하겠나. 그런데 상전이 늘어나면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 평론가는 “특권을 줄이고 예산을 동결하면 국회의원을 두 배 늘려도 국민들이 뭐라고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한 상태에서 논의를 해보자고 제안해야지, 특권을 내려놓을 생각은 하나도 없이 의원정수만 확대하자고 하니 국민 반발이 심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여야의 대치 국면 속 국민들의 정치 혐오가 갈수록 커지면서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도 대폭 늘었다. 한국갤럽이 진행한 3월 넷째 주(3월 21일~23일) 여론조사에서 현재 지지하는 정당을 묻는 질문에 자신을 ‘무당층’이라고 답변한 응답자는 25%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선 직전 조사에서 무당층 비율이 14%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두 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다른 대부분 조사에서 비슷한 양상이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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