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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年20% 신용대출 국민銀으로 갈아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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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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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지난해 말 급전이 필요해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을 받았다. 단기로 쓰고 갚을 생각이었지만 일이 틀어지면서 카드론을 몇 번 더 썼더니 순식간에 다중채무자가 됐다. 신용점수가 300점 이상 급락하면서 은행 대출은 꿈도 못 꾸는 처지가 됐다. 김씨는 "매달 갚아야 할 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자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금융상품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은 제2금융권 신용대출을 낮은 금리의 은행권 대출로 바꿔주는 'KB국민희망대출'을 27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1금융권을 이용할 수 없는 취약대출자들이 은행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사다리'를 놔주는 상품을 선보인 것은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이 처음이다.

현재 중저신용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대출 금리는 15~20%에 육박한다. 이런 대출을 1금융권인 국민은행 상품으로 갈아타면 금리가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 개인 신용점수도 올라가는 일석이조 효과가 기대된다.

KB국민희망대출 전환 대상은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털 등 제2금융권 신용대출을 받은 근로소득자다. 국민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과 거래하는 금융소비자도 신청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최대한 많은 차주가 이용할 수 있도록 차주 대상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사회초년생 등 1년 이상 재직하면 신청이 가능하고, 소득 요건은 최저임금 수준을 감안해 연 소득 2400만원 이상으로 잡았다. 다중채무자도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1억원까지 대출 한도를 부여하기로 했다.

대출 금리를 파격적으로 낮췄다. 최고 금리를 연 10% 미만으로 제한하고, 상환 기간에 기준금리(금융채 12개월물)가 오르더라도 계속 10% 미만 금리를 적용한다. 단순 계산으로 제2금융권에서 연 19% 이자율(원리금 균등 분할 방식)로 4000만원의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의 경우 매달 원리금 103만7000원을 낸다. 은행 대출로 갈아타서 금리가 9%로 내려가기만 해도 월별 상환액은 83만원으로 기존 대비 20만원 줄어든다. 총이자 금액도 기존 약 2200만원에서 약 980만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다.

대출 상환은 원금 또는 원리금 균등 분할 방식으로 이뤄진다. 2금융권 신용대출이 5년 이내 분할 상환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국민은행은 이 기간을 최장 10년까지 늘린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액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월 상환부담금을 더 낮출 수 있어 이 같은 방식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이번 대환대출 상품을 선보인 것은 더 많은 차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국민은행은 작년 말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가계대출 금리를 내렸다. 그 결과 시중은행 중 금리는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지난 9일엔 모든 가계대출 상품에 대해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혜택 대상을 기존 고객까지 넓혔다. 이번엔 한발 더 나아가 2금융권 고객도 포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총 5000억원 규모로 대출을 지원하고, 향후 추가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대출 대상과 규모, 적용 금리 등 모든 면에서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한 만큼 국민은행은 올해 초부터 평가모델을 고도화했다. 은행이 신용 리스크를 전부 져야 하기 때문에 대손충당금도 추가로 1000억원가량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상생금융 실천과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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