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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트럼프 "성추문 수사, 스탈린식"...담당검사장은 살해협박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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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웨이코에서 2024년 대선을 향한 첫 유세를 갖고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스탈린식"이라고 비난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그는 성추문 무마를 위해 입막음용 돈을 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기소 여부가 이르면 27일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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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웨이코에서 내년 대선을 대비한 첫 유세를 가졌다. 그가 연설을 하는 동안 지지자들이 '마녀사냥' '트럼프 2024'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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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CNN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시간에 걸친 연설 대부분을 검찰 수사를 공격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바이든 정권이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법 집행을 무기화하는 것은 스탈린주의 러시아 호러 쇼에서 나올 법한 것"이라며 "처음부터 마녀사냥과 가짜 수사가 연달아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가 정치적 공격이란 주장을 이어갔다. "적들은 우릴 막기 위해 필사적"이라며 "우리의 반대자들은 우리의 정신을 짓밟고 우리의 의지를 꺾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들은 실패했다"며 자신의 백악관 재입성을 호소했다. 그는 "2024년은 '마지막 전투'가 될 것이고, 큰 전투가 될 것"이라며 "나를 백악관에 다시 앉히면 그들의 통치는 끝날 것이고, 미국은 다시 한 번 자유 국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 사법 시스템을 부패시키는 폭력배들과 범죄자들은 패배하고, 불신받으며 완전히 불명예스럽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반면 지지자들을 향해선 "여러분의 정당성은 입증되고, 자랑스럽게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포르노 배우와의 성관계 사실을 숨기기 위해 회삿돈으로 합의금을 지급한 뒤 장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관해 맨해튼지방검찰의 수사를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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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25일 웨이코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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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내년 대선 경쟁자로 꼽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 대한 견제구도 날렸다. "플로리다는 이 사람(디샌티스)이 주지사가 되기 훨씬 전부터 이미 수년 동안 엄청나게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AP통신 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년 대선을 겨냥한 첫 유세가 웨이코 사건 30주기를 앞두고 이곳에서 개최된 것에 주목했다. 1993년 4월 웨이코에선 당시 신흥 종교집단 다윗파와 경찰의 대치로 경찰 4명 등 총 86명이 사망했다. 이후 웨이코는 극우 극단주의자들과 무장세력의 상징 같은 곳이 됐다.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대선 유세가 웨이코에서 열린 것을 두고 "극우 지지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AP는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측 대변인은 연설 장소와 시기 선정은 웨이코 사건 30주기와 전혀 관련이 없으며, 웨이코가 댈러스·휴스턴·오스틴·샌안토니오 등 인근 대도시에서 모두 가깝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세 현장엔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모였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마녀사냥' '트럼프 2024'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트럼프 '행동' 촉구 후 담당 검사장에 살해 협박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이번 수사를 지휘하는 앨빈 브래그 맨해튼지방검사장이 살해 협박을 받는 일도 24일 발생했다.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시 로어맨해튼에 있는 맨해튼지검 우편실로 의문의 흰색 가루가 들어있는 봉투가 배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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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빈 브래그 미 맨해튼지방검사장.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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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봉투 안엔 "앨빈: 난 당신을 죽일거야"란 협박 메시지도 들어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조사에 나선 뉴욕경찰국은 이 흰색 가루가 위험한 성분은 아니란 결론을 내렸다. 이 협박 편지에 우체국 소인이 찍힌 건 지난 21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8일 자신이 곧 체포될 것이라며 지지층에 행동을 촉구한 이후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고 공화당 후보 지명전에서 선두 후보이며, 모두 (그가) 어떠한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거짓에 근거한 기소가 초래할 수 있는 죽음과 파괴가 우리나라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그는 그간 브래그 검사장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을 통해 검찰 수사를 방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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