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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클린스만호가 남긴 과제, 맹공만큼 중요했던 ‘뒷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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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과 손흥민이 지난 2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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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였다.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2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첫 선을 보였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신화를 쓴 파울루 벤투 감독의 후임인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1-0보다 4-3으로 이기는 걸 선호한다”며 공언했던 화끈한 공격 축구가 확실히 드러났다.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 손흥민을 1선이 아닌 2선 중앙에 배치했고 프리롤을 부여해 그의 공격성을 대폭 살리는 전술이 제대로 통했다.

족쇄가 풀린 손흥민은 전방과 중원, 중앙과 측면을 자유롭게 누비며 공격을 이끌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전반 10분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은 왼발 감아차기 선제골을 터뜨렸고 연신 정교한 슈팅을 쏘면서 상대를 위협했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깨끗한 오른발 프리킥골까지 더해 2-0 리드를 만들었다.

첫 경기 만에 손흥민 활용법을 찾았던 클린스만 감독이지만 이어진 후반에 과제를 떠안았다. 바로 부실했던 뒷문이다. 한국은 후반 시작 5분 만에 왼쪽 측면이 연달아 허물어지면서 2골을 내줬다.

4백 라인 왼쪽 날개를 맡은 이기제 그리고 좌측 미드필더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의 단점인 수비가 문제였다. 김진수의 부상으로 급하게 투입된 이기제는 장점인 왼발을 살려 공격에서는 존재감을 보였다. 하지만 아쉬운 수비와 함께 첫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정우영도 활동량은 합격점을 받았지만 남미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 밀려 수비 불안을 초래했다.

수비의 핵심 김민재와 그의 파트너인 ‘베테랑’ 김영권이 버티는 센터백도 왼쪽에서 생긴 누수를 모두 메꿀 수 없었다. 그렇게 균형이 맞춰진 끝에 클린스만 감독은 아쉬운 무승부로 데뷔전을 마쳐야만 했다.

28일 열릴 우루과이와의 두 번째 평가전에서는 이를 극복해야 한다. 김진수를 대체해 설영우를 승선시킨 것도 그 맥락이다. 공격력은 떨어지지만 수비에 강점이 있다. 센터백 김영권과 같은 울산 소속이라 좋은 호흡도 기대할 수 있다.

맹공 축구는 시원시원한 공격 속에 팬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하지만 탄탄한 수비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정작 중요한 승리를 놓치는 큰 리스크가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선택할 유연한 변화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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