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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나라셀라, 국내 와인기업 1호 코스닥 상장... 조달 자금 어디에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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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처음으로 와인 유통사인 나라셀라가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나라셀라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누적 판매 1000만병을 돌파해 ‘국민 와인’으로 불리는 칠레 ‘몬테스 알파’ 독점 수입사다. 투자자들은 와인 1호 상장사가 공모자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나라셀라는 지난 23일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1990년 와인수입 업체로 설립된 나라셀라는 120여개 브랜드, 1000여종에 달하는 다양한 와인의 독점 공급권을 가진 와인 수입유통사다. ‘덕혼’, ‘샴페인 바론 드 로칠드’, ‘부샤 뻬레 에 피스’ 등 해외 유명 와인을 국내에 수입하며 와인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라셀라가 기업공개(IPO)에 나선 것은 지난해다. 회사는 작년 상장 전 프리 IPO를 추진해 벤처캐피털(VC) 에이벤처스로부터 300억원을 투자받았다. 에이벤처스는 나라셀라에 총 284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254억원이, 블라인드펀드 ‘스마트A온택트투자조합’을 통해 30억원이 들어갔다. 이때 기업가치는 약 1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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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 와인 코너 모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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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셀라는 오는 5월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이다. 총 공모 주식 수는 145만주다. 희망 공모밴드가는 2만2000~2만6000원이다. 공모 후 예상 시가총액은 1417억~1674억원이다. 내달 14~17일(예정) 기관 수요예측 후 20일~21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신영증권이다.

나라셀라는 유사 업종 기업이 없어 공모가 산정 과정에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국내 회사로는 롯데칠성음료와 하이트진로, 해외 기업으로는 앱솔루트 보드카와 시바스 리갈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페르노리카, LVMH(루이비통 등), 로랑-페리에 등을 선정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와인 유통사의 공모자금 사용처다. 나라셀라가 공모하는 자금은 약 270억원이다. 회사는 공모자금을 강남과 강북을 아우르는 도심형 물류센터 구축, 프랑스·미국 오픈마켓을 통한 고가 와인 매입, 디지털 온라인 판매채널 확대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우선 도심형 물류센터 구축에 15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서울시 송파구 또는 경기도 하남시 등 서울 강남권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 약 495.8㎡ 규모로 임차할 예정이다. 서울 강북권과 근접한 경기도 일산시 등에도 물류 창고를 임차한다.

와인은 제품 특성상 빛과 온도 등 외부요인에 예민하기 때문에 적정 온도 유지 등 최적화된 보관 환경 확보 및 배송 역량이 중요하다. 나라셀라의 물류센터는 와인 품질 유지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컨트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물류센터에 DPS(Digital Picking System) 설비 등 자동화 장비를 연내 순차 구축해 운영 효율성을 더욱 끌어올릴 예정이다. 프리미엄 와인존도 별도로 구축, 고가 와인의 품질을 최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도 목표다. 이를 위해 미국과 프랑스에서 오픈 마켓을 통해 약 50억원어치의 고가 와인을 매입해 판매할 예정이다. 프랑스에서는 와인의 최고급 단계에 해당하는 GCC(그랑크뤼 클라세)급 와인을 구매, 미국에서는 오퍼스원 및 알마비바 등 신대륙 고가의 와인을 구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 해외법인인 나라 USA에도 투자한다. 나라셀라 관계자는 “올 2분기부터 공모자금 중 40억원을 미국 법인에 투자할 계획”이라면서 “이 중 미국 현지 물류창고 개발에 20억원을, 나머지 20억원은 현재 우리가 취급하는 나파밸리 와인 중 수입이 되지 않았던 와인을 조달해 가맹점에 납품하는 데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테일 매장 확대를 위해서는 20억원을 투자한다. 와인 직영 소매 판매점인 와인타임, 와인픽스 등 확대에 따른 상품 매입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계열사인 와인원의 디지털 판매플랫폼 ‘1KM WINE’ 입점 점포를 늘리는 등 디지털 온라인 판매 채널을 확대한다. 올 연말까지 총 70여개의 가맹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나라셀라는 4월 도운빌딩을 오픈해 와인 관련 체험으로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혀나갈 예정이다. 도운빌딩은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건물로 나라셀라가 직접 구축한 와인 복합 문화공간이다. 전 층이 와인을 중심으로 하는 레스토랑, 체험공간, 판매점 등으로 구성돼 국내 최고의 와인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 567억원은 차입금을 상환, 재무건전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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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남구 나라셀라 도운빌딩. /배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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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나라셀라가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하기 위해서는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추가로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와인업체가 수입 업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상장사로서 매력적인 투자 포인트를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려면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금양인터내셔날, 아영FBC 등도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점, 롯데나 신세계, GS 등이 와인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것도 변수로 작용해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외식업체 등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나라셀라도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2021년 ‘홈술’, ‘혼술’ 트렌드 확산, 와인 시장 급성장 등으로 인해 나라셀라 매출은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됐다. 나라셀라의 2021년 매출은 전년보다 49.5% 증가한 889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0% 늘어난 1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도 1071억6250만원, 영업이익도 119억5792만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윤서 기자(panda@chosunbiz.com);배동주 기자(dont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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