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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콜롬비아전 리뷰] 손흥민 '폼'을 되살린 클린스만 용병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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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 한국 2-2 콜롬비아
클린스만 감독 데뷔전, 용병술 장,단점 드러나
토트넘 선후배 손흥민 2골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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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의 '캡틴' 손흥민이 2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A매치 평가전에서 클린스만호의 1,2호골를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울산=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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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박순규 기자] 오랜만에 그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한국 축구의 간판 손흥민(31·토트넘)이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신임 감독의 데뷔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만원을 이룬 3만 7000여 관중들에게 기쁨을 선물했다. 비록 경기는 전반의 2-0 리드를 지키지 못 하고 2-2 무승부로 끝났지만 손흥민의 득점력 부활과 클린스만 감독의 전략과 전술의 장단점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졌다.

한국축구대표팀의 '캡틴' 손흥민은 24일 오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A매치 평가전에서 4-4-2전형(또는 4-2-3-1)의 섀도 스트라이커(처진 스트라이커)로 나서 전반 10분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왼발 감아차기로 클린스만호의 1호골을 기록한 데 이어 전반 추가시간 오른발 프리킥골을 성공시켜 가볍게 '멀티골'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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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선후배'인 손흥민(왼쪽)과 클린스만 감독이 콜롬비아전을 2-2로 마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중앙으로 이동해 멀티골을 기록했다./울산=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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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 체제의 대표팀에서 두 발로 1,2호골을 모두 기록한 손흥민은 역대 A매치 개인 통산 36,37호골을 기록함과 동시에 콜롬비아를 상대로 3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는 진기록도 동시에 세웠다. 손흥민은 콜롬비아를 상대로 2017년 11월 수원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2-1 승리를 이끌었고, 2019년 3월 서울 대결에서도 한 골을 기록하며 2-1 승리에 기여했다. 3경기에서 무려 5골을 기록했다.

한국 선수가 아시아를 제외한 다른 대륙 특정 국가와 A매치에서 3경기 연속 득점한 것은 손흥민이 최초다. 아시아 특정 국가를 상대로 한 선수가 3경기 연속으로 득점한 사례는 차범근(인도), 이동국(쿠웨이트) 등 지금까지 모두 17차례 있었다. 손흥민은 한국 선수 A매치 최다골 부문에서도 박이천(36골)을 넘어 단독 3위에 올라섰다. 차범근 전 감독이 58골로 1위, 황선홍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이 50골로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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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축구의 레전드 클린스만 감독은 콜롬비아와 한국축구 사령탑 대뷔전에서 전반 공격적 전술과 후반 수비 불안의 문제를 한꺼번여 노출했다./울산=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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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손흥민이 전반 추가시간에 터뜨린 프리킥 골은 한국 선수 역대 A매치 최다인 5개의 프리킥 득점으로 기록됐다. 지금까지는 '왼발의 달인' 하석주(현 아주대 감독)와 4골로 공동 1위였다. 그동안 손흥민의 프리킥 골은 2015년 6월 월드컵 예선 미얀마, 지난해 6월 친선경기 칠레, 파라과이, 9월 친선경기 코스타리카전에서 기록했다. 이제 손흥민은 한국대표팀을 대표하는 최고의 키커이자 '양발의 달인'으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이날 경기는 무엇보다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의 한국대표팀이 어떤 변화를 보이느냐가 관심을 모았다. '전차 군단' 독일 축구의 레전드 클린스만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이후 팀을 떠난 파울로 벤투 감독 후임으로 한국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으나 선수로서의 명성 만큼 지도자로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점, 공격 지향 전술적 한계, 경기 중 전술 변화에 약하다는 점, 팀에 전념하지 않는 성향을 보였다는 점 등에서 적격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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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왼쪽에서 중앙으로 포지션을 이동하면서 콜롬비아전 상대 3경기 연속골과 한국 대표팀 사상 최다 프리킥골을 기록했다./울산=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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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클린스만은 일단 콜롬비아전에서 전반 2-0 리드를 이끈 공격 지향의 전술로 팬들을 기쁘게 했으며 '캡틴' 손흥민을 중앙으로 이동시켜 그동안 자고 있던 능력을 최대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 비록 후반 시작 5분 만에 2실점하는 수비의 불안도 함께 노출했으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 콜롬비아를 상대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향후 즐거운 축구로의 변화를 기대케 했다.

FIFA랭킹 25위 한국은 지난해 12월 브라질과 카타르 월드컵 16강전(1-4 패) 이후 처음 콜롬비아를 상대로 A매치를 치렀으며 콜롬비아전은 오는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계약한 클린스만 감독의 태극마크 데뷔 무대이기도 했다.

손흥민은 이날 주 포지션인 왼쪽 윙포워드에서 벗어나 스트라이커 조규성 아래에서 섀도 스트라이커로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지난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를 당시의 '슈퍼 소니' 손흥민의 모습을 보였다.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하는 순발력과 킥 능력은 콜롬비아 선수들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빛을 발했다. 손흥민은 벤투 체제에서 주로 왼쪽 윙포워드나 투톱으로 활약했으나 토트넘에서의 활약 만큼 대표팀에서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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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교체멤버로 나선 이강인(가운데)은 손흥민과 월패스로 콜롬비아 수비벽을 단숨에 무너트리는 호흡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울산=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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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특기인 드리블 돌파와 풍부한 경험과 시야, 정확한 킥과 동료들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패스워크 능력은 이를 충분히 살린 토트넘의 20여년 선배 클린스만의 용병술로 배가됐다. 이는 올 시즌 소속팀 토트넘에서 왼쪽 윙포워드로 포지션을 한정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용병술과 대비된다. 콘테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공격 성향의 왼쪽 윙백 이반 페리시치를 영입하면서 손흥민의 활동 반경을 좁혀 토트넘의 들쭉날쭉한 경기력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손흥민 또한 지난해 얼굴 부상에 이어 페리시치 위주의 '윙백 축구'를 선호하는 콘테의 전술로 올 시즌 웃는 날이 별로 없었다.

손흥민은 후반 '골든 보이' 이강인인 교체멤버로 투입된 뒤 절묘한 2대1 패스를 보여 축구의 재미를 한껏 고조시켰다. 이강인과 손흥민이 주고 받은 월패스는 비록 골로 연결되지 못 했지만 콜롬비아 오른쪽 수비벽을 단숨에 허물려 벤투 체제에서 벤치 설움을 겪었던 이강인의 활용과 향후 대표팀의 주축이 될 '수비 김민재~허리 이강인~전방 손흥민'이란 '클린스만호의 핵심 라인'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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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클린스만호의 콜롬비아전 스타팅 11./KFA


클린스만의 데뷔전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경기는 결국 2-2로 끝나면서 한국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상대 전적은 8경기 4승 3무 1패, 한국이 우위를 지켰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한국 축구대표팀을 맡은 감독 7명의 데뷔전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클린스만을 포함한 한국의 7명의 사령탑들은 데뷔전에서 4승 3무를 기록했다. 전임 감독제로 바뀐 1997년 이후 총 15명의 지도자들이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의 데뷔전 성적은 8승5무2패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조광래 감독 이후 한국 사령탑들은 무패를 기록 중이다. 전임 벤투 감독은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클린스만호는 오는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상대였던 우루과이와 재대결한다. 월드컵에선 0-0으로 비겼다. 우루과이는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과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클린스만호는 과연 데뷔전에서 나타난 수비 불안의 숙제를 얼마나 해결하고, 또 다른 공수의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이강인 오현규의 선발 출전 여부도 관심사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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