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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귀향 1년, 모습 잘 안 드러낸 박근혜...주말엔 지지자들 응원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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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4일 오전 대구 달성군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봄비가 내리면서 다소 한적한 모습이다. 대구=백경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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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 박 전 대통령의 대구 귀향 1년을 맞은 날이지만 썰렁했다. 60~70대로 보이는 노인 두 세명이 짝을 이뤄 사저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사저 입주 초기엔 연일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곳이다. 인터넷 생방송으로 박 전 대통령 소식을 실시간 전하려는 이들도 더는 찾아볼 수 없다.

자신을 박 전 대통령 지지자라고 소개한 박숙이(60·경남 고성군)씨는 “입주 1년째 되는 날이라 와봤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이 없다”며 “박 전 대통령께서 외부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시니 건강 등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입구에서 만난 대통령 경호처 직원은 “요즘 확실히 방문객이 줄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직원은 박 전 대통령의 근황에 대해선 “답변 곤란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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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18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귀향 환영회'가 지지자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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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보수 성지’ 기대했는데….



지난해 3월 24일 박 전 대통령은 사면·복권 후 달성군 고향을 찾았다. 당시만 해도 대구가 다시 ‘보수의 성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이 대구에서 이른바 사저 정치를 이어가면서 보수진영의 구심이 될 것이라는 기대였다.

보수 성향 유튜버로 분류되는 가로세로연구소가 박 전 대통령의 입주와 함께 사저 인근에 사무실을 차렸고, 주말마다 지지자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인근 카페는 앉을 자리도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년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해 5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참석이 마지막 공식 석상이었다. 이후 같은 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상을 통해 대구시장 경선에 출마한 최측근 유영하 변호사를 지지한다고 발언한 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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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달 2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 생일을 맞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 앞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생일상 음식과 생일 선물 등을 준비해 경호처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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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그의 생일인 지난달 2일에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수천 명의 지지자가 선물과 함께 사저를 찾았으나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잠행이 길어지며 최근에는 사저 방문객 수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대구 달성경찰서에 따르면 평일에는 하루 200~300명, 주말엔 500명 정도가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는다. 입주 초반 일일 방문객이 최대 5000명일 때와 비교하면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현재는 가로세로연구소도 사무실을 비운 상태고 차 댈 곳 없던 120대 규모의 사저 임시 주차장도 텅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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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대구 달성군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 세워진 입간판. 입주 1주년을 환영하는 화분이 들어섰다. 대구=백경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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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지지자들 응원 집회



다만 지지자들의 응원은 여전하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 세워진 입간판에는 ‘입주 1주년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화분이 세워져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봄비에 젖은 입간판을 손수건으로 닦기도 했다.

25~26일 주말 동안에는 지지자들이 박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 집회도 연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이틀간 보수단체 회원 250여 명이 박 전 대통령의 사저 입주 1주년을 축하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경찰 병력을 투입해 안전사고 등에 대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입주 1주년과 관련해 예정된 행사는 없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1주년 기념으로 박 전 대통령이 얼굴을 비치는 등의 공식 일정은 잡지 않았지만, 조만간 국민들을 만나볼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건강도 호전됐다고 알려졌다. 유 변호사는 지역 언론 등에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대통령이 치매에 걸렸다’는 등 유언비어를 퍼뜨린다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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