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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정윤정→유난희, 선넘는 쇼호스트들…왜?[MK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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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쇼호스트 정윤정, 유난희. 사진| 정윤정, 유난희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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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홈쇼핑은 쇼호스트들의 막말 논란에 긴장 중이다. 허위·과장 광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문턱이 닳도록 불려다닌 홈쇼핑이 이번엔 쇼호스트들의 발언 때문에 방심위 출입을 하고 있다.

홈쇼핑계 완판녀로 불리는 쇼호스트 정윤정은 최근 방송 중 욕설을 해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월 28일 현대홈쇼핑 채널에서 화장품 판매 방송을 진행하던 정윤정은 화장품이 예상보다 일찍 매진되자 “뒤에 여행 방송은 일찍 못 받는다. 여행 상품은 딱 정해진 시간 만큼만 방송한다. 이씨 왜 또 여행이야”라며 “XX 나 놀러 가려고 했는데. 나 (이제) 말 안 한다. 수량 없어서 못 파는데”라고 욕설과 함께 기분이 좋지 않다는 티를 냈다. 이에 제작진이 정정을 요구하자 정윤정은 “방송 부적절 언어? 뭐했냐 까먹었다. 죄송하지만 예능처럼 봐달라. 홈쇼핑도 예능 시대가 오면 안 되나”라고 답해 논란이 됐다.

방심위는 지난 14일 광고심의소위원회를 열고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제37조(언어) 제2항을 어겼다고 판단,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의견진술로 방송사의 소명을 들은 이후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윤정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엔 유난희가 제품 판매 과정에서 고인이 된 개그우먼을 언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유난희는 지난달 4일 CJ온스타일 홈쇼핑에서 화장품을 판매하던 중 “모 여자 개그우먼, 피부가 안 좋아서 고민이 많으셨던, ‘이것을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2020년 11월 세상을 떠난 고(故) 박지선을 연상케 했고, 시청자들은 화장품을 팔기 위해 고인이 된 사람을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방심위에 민원을 넣었다. 방심위는 지난 14일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10조(품위)을 위반했다고 판단,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쇼호스트들의 막말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2021년 GS홈쇼핑에 출연해 제품 홍보를 하던 중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 끝났나?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동시간대 방송된 ‘그알’에서는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던 정인이 사건 후속편이 전파를 타고 있어 경솔한 언행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논란에도 쇼호스트들의 경솔한 발언이 반복되는 이유는 뭘까. 근본적인 원인은 과열된 경쟁이다.

쇼호스트들은 계약에 따라 정해진 연봉을 받거나 책정된 회당 출연료를 받는다. 일부 유명 쇼호스트들은 방송 전 정해둔 판매 목표치를 넘길 경우 인센티브를 받기도 한다. 인센티브를 받는 쇼호스트들은 목표 수량을 채워서 수당을 더 받기 위해, 연봉 계약을 하는 쇼호스트들은 실적을 올려 다음 계약에서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다보니 방송 과정에서 발언의 수위는 점점 세지고, 이로 인해 제품에 대한 과장, 허위 광고로 방심위 제재를 받는 경우도 빈번하다. 문제는 이런 발언을 하더라도 쇼호스트가 책임을 지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홈쇼핑을 보다보면 이게 맞나? 싶을 때가 많다. 방송 중 가족과 통화를 하기도 하고, 판매 제품과 전혀 상관 없는 김밥을 먹기도 한다”면서 “시청자와 가까워지려는 노력의 일환일 수 있지만 보기 불편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라이브 커머스라면 가능할지 몰라도 TV로 송출될 때는 거기에 걸맞는 언행이 필요하다”며 “홈쇼핑사들의 ‘잘 팔면 그만’이라는 식의 태도도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쇼호스트들의 몸값이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들이 더욱 자주 불거지고 있는 느낌”이라며 “이번엔 논란이 됐지만, 논란이 되지 않고 묻히는 경우도 많다. 막말을 하더라도, 유명 쇼호스트가 판매하는 제품을 구매해주는 충성 고객층의 존재도 문제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봤다.

쇼호스트들 최대의 무기는 언변이다. 이들은 단순히 특정 제품을 파는 것만이 아니라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나아가 친밀감과 유대감을 갖게 한다. 홈쇼핑 무한경쟁 시대에 개별 쇼호스트의 예능감 역시 분명 강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친밀함과 경솔함은 다르다. 경계가 옅어진 홈쇼핑 방송계에도 새로운 선이 필요하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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