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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도이체방크 흔들렸지만 블라드가 한 말…다우 132p↑[뉴욕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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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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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도이체방크 /사진=정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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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시장에서 은행주들이 급락세를 보여 개장전부터 혼란했던 뉴욕증시는 도이체방크 주가 하락폭이 장 마감에 다소 줄면서 오히려 전일보다 상승마감했다.

24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DJIA)는 전일보다 132.28포인트(0.41%) 상승한 32,237.53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0.56%(22.27포인트) 오른 3970.99로 마무리됐다. 나스닥 지수는 0.31%(36.56포인트) 상승한 11,823.96에 장을 마쳤다.

도이체방크 주식은 유럽시장에서 오후 한 때 14% 이상 급락하면서 위험한 징조를 보였다. CDS(Credit Default Swap) 프리미엄은 200bp 이상으로 폭등해 위기신로를 나타냈다. 뉴욕시장에 상장된 도이체방크 주식도 이날 오전장에선 7% 이상 빠지면서 전염세를 보였지만 이후 반등해 손실폭이 3% 초반까지 줄었다.

도이체방크 주가하락은 유럽 은행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을 나타낸다. 스위스 정부가 크레디트스위스(CS) 부도 위기를 UBS와 합병으로 처리하면서, 은행 위험이 완전히 해결된 게 아니라 시점이 미뤄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날 유로시장에서 도이체방크 이외에도 소시에테제네랄 주가가 4.66% 떨어졌고, 이탈리아은행인 우니크레디트도 2.23% 하락했다. 그러나 미국시장에선 이들 은행들이 재정적으로 건전하다며 시장의 과민반응쯤으로 일축하는 의견이 우세했다. 목요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정부는 미국 은행을 안정시키기 위해 필요한 경우 더 많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바를 더 믿는 분위기가 나타났다.


도이체방크는 전염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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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트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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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가 CS의 위험을 자국 UBS에 떠넘겨 막아냈지만 은행 리스크는 또다른 유럽계은행으로 전염되고 있다. 이번 타깃은 독일 도이체방크다. 이날 유로시장에서 도이체방크의 채무불이행 부도 가능성에 대한 보험비용이 최근 며칠사이 치솟으면서 관련 CDS(Credit Default Swap)은 203bp까지 폭등했다. 2019년 이후 최고치였다. 주가는 장중에 14% 이상 급락했고, UBS와 CS 주가 역시 6%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CMC 마켓의 마이클 휴슨은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몇몇 은행의 대차대조표에 심각한 압박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앞서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50bp 높여 3.5%로 고정했는데 이 후폭풍이 은행들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이 정오를 넘긴 후 개장한 뉴욕증시에서 도이체방크 미국 상장 주식은 7% 이상 하락했다가 결국 3%대 하락으로 마무리됐다. 주가손실폭이 줄어든 것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 은행들이 강력한 자본 및 유동성 포지션으로 회복력이 있다고 말한 후 우려가 줄어들면서 나타난 변화다. 라가르드는 ECB가 필요한 경우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시장에선 JP모건이 투자자들에 유럽은행의 견고한 펀더멘털에 집중해야 한다며 도이체방크를 감쌌다.


위험은 왜 전이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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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G20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월 13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앤 반 프라그 무디스(Moody's)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22.10.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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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감염은 시장에서 자산 가격이 불확실성에 직면했기 때문이라고 심플리파이 자산운용 전략가 마이클 그린이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한동안 보지 못했던 역동적인 자산 가격 불확실성이 나타나고 있다"며 "금융사의 자본비용이 높아지면 많은 프로젝트나 대출 또는 그 배경이 갑자기 조사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미국보다 유럽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린은 "유럽이 미국보다 구조화되지 않은 시장에 비해 은행 대출에 더 의존하고 있다"며 "전반적인 성장 기회가 낮아 변동성에 더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연준과 각국 중앙은행이 저금리를 기반으로 풀었던 돈은 이제 은행 시스템을 빠져나가고 있다. 은행 가운데 중소형 은행과 지역 은행이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 및 상업 건물 대출에서 더 영업을 해왔기 때문에 신용위축의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날 은행들의 문제가 더 넓은 경제로 확산될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신속히 해결책을 찾았지만 "불확실한 경제 환경과 투자자 신뢰도가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라 정부가 은행 안팎의 혼란을 모두 파악할 수는 없다"는 게 무디스의 판단이다.

무디스 아치 쉐스는 "금융 여건이 긴축될수록 그 스트레스가 은행 부문을 넘어 확산될 위험이 커져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재정적,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다"며 "위기는 은행의 부실이 드러날수록, 위험을 회피하거나 정책을 실수할 경우 더 큰 파급효과를 낼 것"이라고 경계했다.


유럽은 불났지만 '매파' 블라드 금리인하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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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출처: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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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시장이 하루종일 롤러코스터를 탔지만 미국시장은 상대적으로 반전의 하루를 보냈다. 오전장에는 도이치뱅크 영향이 있었지만 라가드르 총재의 진화 이후 미국은 자국내 정책 담당자들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였다.

연준에서 매파로 불리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길들이는 동시에 은행 혼란도 다스릴 수 있다"고 시장을 안심시켰다. 그는 이날 "지금의 혼란은 2008년 금융위기 충격에 비해 덜 우려된다"며 "금융 부문의 스트레스는 금리를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매파인 그가 올해를 지목한 것은 아니지만 제롬 파월 의장과는 반대로 조만간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지방은행 문제에 대해 서드 브리지는 "이들이 곧 자본비축 기간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번 위기가 오히려 지방은행들 사이에서 광범위한 예대마진(NIM) 압박과 자본 효율성 비율 개선 노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의 다음 취약지는 상업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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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인근 42번가에 '맨해튼헨지' 현상을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맨해튼헨지'는 매년 5월말과 7월초 태양이 질 때 거리와 나란히 놓여 빛이 비치는 현상으로 뉴욕시의 대표적인 경치이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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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드 브리지는 지방은행 문제와 관련해 "상업용 부동산 소유자가 압류를 피하기 위해 지방은행도 과도한 대출을 거두기 시작할 것"이라며 "상업 부동산 대출 수정은 부실한 부채의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구조조정이 제대로 되려면 대출의 위험 등급을 높이고 은행이 대출할 수 있는 위험 조정 자본을 더 확충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부동산 부문이 다음 문제가 될 것이라고 봤다. 마이클 하트넷은 "앞으로 대출 기준이 더 엄격해질 것이고, 연준이 계속 금리를 올리면서 은행은 물론 부동산 회사와 투자신탁 주식이 다시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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