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스마트폰에 침투한 정찰풍선"… 美, 틱톡CEO 집중포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진땀' 해명 저우서우쯔 틱톡 최고경영자(CEO)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틱톡의 안보 위협을 지적하기 위해 하원이 개최한 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미국 사용자 정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접근 가능성 등에 우려를 제기하며 저우 CEO를 몰아붙였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이 미국에서 퇴출 위기에 몰렸다. 전 세계적으로 10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틱톡이 중국 공산당의 조종을 받고 있다고 미국 정치권이 거세게 몰아붙였기 때문이다.

미국 하원은 23일(현지시간) 틱톡 청문회를 열어 저우서우쯔 틱톡 최고경영자(CEO)를 증인으로 세웠다. 미국 하원이 민간에서 틱톡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가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를 상대로 중국인 지분 매각을 요구한 데 이은 전방위 압박이다.

미국 하원 에너지통상위원장인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의원(공화당·워싱턴주)은 "틱톡은 위치는 물론이고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비롯해 생물학적 정보 등 상상 가능한 거의 모든 자료를 수집한다"며 "우리는 틱톡이 자유와 인권, 혁신이라는 미국의 가치를 포용한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그는 "중국 공산당이 미국 전체를 조종하는 데 틱톡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이 "틱톡은 스마트폰에 침투한 정찰풍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역시 틱톡이 미국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은 청문회에서 "행정부가 틱톡이 제기한 도전을 해결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틱톡이 안보를 위협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며 "(금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는데, 어떤 방법으로든 위협을 끝내야 한다"고 답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저우 CEO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바이트댄스는 중국 혹은 다른 어떤 나라의 기관원이 아니다"면서 "우리는 중국 정부 요청에 따라 콘텐츠를 홍보하거나 삭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의 틱톡 퇴출 움직임을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움직임은 전 세계 투자자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중국 상무부는 "틱톡을 해외에 매각하려면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단호히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틱톡 사용자는 현재 10억명 이상이며 미국에서만 1억500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미국 정치권은 2019년 10월 처음 틱톡이 중국 공산당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틱톡은 모든 미국 사용자 정보를 텍사스에 있는 미국 기업 오라클 소유 서버로 이전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틱톡의 한 내부 고발자가 특정 도구를 사용하면 중국 직원이 미국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사태가 더 크게 악화했다. 틱톡 지분은 현재 장이밍·량루보 바이트댄스 창업자와 임직원이 각각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매각 공세가 거세지자 바이트댄스는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자 해외 사업을 모기업과 분리 매각하는 한편, 호주에 새 거점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밸리 이상덕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