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독수리봉 고분 주인은…"고대 바닷길 마한 수장"

북일문화권 마한시기 유적 첫 확인…현장자문회의 개최

독수리봉고분군 발굴조사 현장자문회의 [해남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해남=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전남 해남군 북일면 방산리 독수리봉 고분군이 철기유물을 품은 4세기대 마한 수장의 무덤으로 밝혀졌다.

해남군은 24일 '해남 방산리 독수리봉고분군(전라남도 문화재자료 233호)' 발굴조사 현장자문위원회를 개최하고 지난 4개월여간의 조사 성과를 공개했다.

마한문화연구원은 발굴조사를 통해 독수리봉 고분이 북일문화권 마한소국 재지수장(在地首長) 무덤임을 최초 확인했다.

독수리봉 고분의 축조집단이 바닷길을 관장하며 주변 집단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성장한 강력한 세력이었음을 추정해 볼 수 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독수리봉고분 전경 [해남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북일면 일대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장고형 고분인 방산리 장고봉 고분을 비롯해 용운리 용운 고분, 신월리 고분, 방산리 밭섬고분 등과 같이 5∼6세기대의 독특하고 다양한 형태의 고분이 분포하고 있다.

특히 이번 발굴조사에서 북일문화권의 마한시기(4세기) 유적이 최초로 확인돼 해남지역 고분문화의 변화양상을 밝힐 수 있는 연결고리를 찾고 5∼6세기 외래양식 출현의 배경을 이해하게 된 점이 최대 발굴 성과로 꼽히고 있다.

그동안 고분 축조집단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정만 있었다.

조사결과 북일면 일대 고분들 역시 해양을 기반으로 성장한 현지집단에 의해 축조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독수리봉 고분군은 탐진만으로 진입하는 남해안 바다가 한눈에 조망되는 산 정상부와 가지능선(해발 54∼58m)에 자리하고 있어 탁월한 입지를 점하고 있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고분은 총 3기이다.

고분 중심에는 목곽묘(목관묘) 계통의 중심무덤을, 고분 주변에는 전용 옹관 또는 일상용 토기를 이용한 옹관묘를 배장해 뚜렷하게 구분했다.

독수리봉고분군 출토 유물 [해남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1호분 평면형태는 원형이며, 매장시설은 중심묘인 목관묘 1기만 확인됐다.

봉토를 쌓는 과정에서 무너짐 방지를 위한 독특한 보강 구조도 파악됐다고 연구원은 전했다.

전체규모는 장축길이 13.7m, 단축길이 13.2m, 최고높이 2m이다.

중심묘의 규모는 길이 240㎝, 너비 113㎝, 깊이 45㎝이다.

2호분은 1호에 비해 낮은 서쪽에 위치한다.

평면형태는 방형이며 매장시설은 중심묘 목곽묘 1기와 봉토 끝자락에 추가된 옹관으로 구성된 배장묘 3기, 그 주변에서 확인된 매납유구 1기가 확인됐다.

의례행위와 관련된 시설로 판단되는 매납유구는 짧은목단지 3점, 철낫이 나왔다.

3호분은 1호와 2호 사이에 위치하며 목관묘 1기만 조사됐다.

해남군 관계자는 "북일면 일대 정밀지표조사를 통해 독수리봉 고분군이 위치한 바로 옆 능선에서도 유사한 성격의 집단고분군이 확인돼 추후 조사성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chog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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