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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부산서 활동하던 '멸종 위기' 여우, 소백산 돌아오다 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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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환경부·국립공원공단 "호흡기 문제로 폐사"
2021년 12월 소백산서 방사…부산서 활동
뉴시스

[서울=뉴시스] 2021년 겨울 소백산에 방사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여우(SKM-2121) 수컷 1마리가 부산으로 이동해 활동 중인 모습.(사진=환경부 제공) 2022.07.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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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방사된 소백산에서 약 400㎞ 떨어진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고개에서 활동하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 여우가 기존 활동 지역 인근으로 돌아오다가 폐사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부산 도심까지 이동했던 여우(SKM-2121)가 강원도 정선군에서 최근 폐사체로 발견됐다고 24일 밝혔다. 폐사 원인은 폐부종 등 호흡기 계통의 문제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해당 여우는 지난 2021년 3월 소백산 국립공원연구원 중부보전센터에서 태어난 수컷으로 그해 12월 소백산에 방사됐다. 강원 영월, 충북 충주 등에서 활동하던 이 여우는 이듬해인 2022년 5월 소백산에서 약 400㎞ 떨어진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고개에서 목격됐다.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은 부산 달맞이고개 일대에서 209일간 활동하던 이 여우의 안전을 위해 이동 방사를 위한 포획을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지속적으로 시도했다. 무인센서카메라 10대를 현장에 설치하고, 여우명예보호원 3명을 위촉해 달맞이고개 일대에 머무르는 동안 안전하게 사람과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위치발신기의 배터리가 소진되면서 위치 정보 확인이 어려워졌다. 원거리 발신기의 경우 배터리 수명은 통상 1년 남짓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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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폐사한 여우 이동경로(자료=환경부 제공) 2023.03.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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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공단은 여우가 이동했던 경로를 따라 6차례에 걸쳐 집중 추적 활동을 벌였고, 지난 7일 달맞이고개에서 직선거리로 약 323㎞ 떨어진 강원도 정선군 일대에서 폐사체를 발견했다.

폐사체가 발견된 지점은 소백산국립공원으로부터 약 25㎞ 떨어진 곳으로 기존의 활동지역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폐사한 것으로 추측된다. 폐사체 발견 당시 체중은 9.4㎏(방사 당시 체중 7㎏)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공단은 폐사체 발견 직후에, 발견 지점 주변의 올무 등 위협요인을 조사하고 폐사체를 부검했다. 농약에 의한 중독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폐부종 등 호흡기 계통의 문제로 자연사한 것으로 전날 최종 확인됐다.

정환진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도심에서 살던 멸종위기종 여우가 본능적으로 다시 회귀하는 과정에서 폐사체로 발견된 이번 일은 안타깝지만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게 생물종복원의 한 과정"이라며 "여우의 안정적인 서식뿐만 아니라 주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 공존문화 확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이번 사례와 같이 여우는 기존 서식지에서 벗어나 원거리를 이동하고 산지, 농촌, 도심 등 다양한 곳에서 서식하는 생태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여우는 사람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는 동물이 아니지만, 여우를 발견하게 되면 즉시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중부보전센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여우는 식육목 개과에 속하는 포유동물로 과거 한반도 전역에 분포했지만 1960년대 시행된 '쥐잡기 운동'과 서식지 감소로 개체 수가 급감했고 현재는 절멸 위기에 처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복원 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181마리가 방사됐고, 현재 87마리가 야생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겨울철에는 번식기를 맞아 이동이 많아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kafk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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