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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단독] "맞는 말이 하나도 없다"…유연석, 오피스텔 경비원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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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박혜진·김다은기자] "아버지는 6~7년 전 유연석이 살던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셨습니다." (A씨)

A씨가 말하는 6~7년 전이면, 2016년에서 2017년 사이다. 그때, 유연석은 아파트에 살지 않았다. 오피스텔에서 생활했다. (부동산 정보에도 '주거용 오피스텔'로 나온다.)

"아버지에게 삿대질을 하고 혀를 차며 무시했습니다." (A씨)

A씨의 주장은 사실일까. 그가 폭로글에 남긴 단서는 '아파트', '자전거', '삿대질', '@@란'. A씨는 그 근거로 '아빠피셜', 즉 "아버지에게 들었다"를 앞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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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패치'는 유연석이 살던 오피스텔을 찾았다. A씨 주장을 체크할 방법은, 당시 근무했던 경비원을 만나는 것. 그리고 경비실과 자전거 보관대 위치를 확인하는 것.

"유연석이 자전거를 타기 위해 스트레칭 중이었다. 그 모습을 목격한 아버지는 반가운 마음에 경비실에서 나와..." (A씨)

'디스패치'가 만난 경비원 H씨(68세)는 해당 오피스텔에서 10년째 근무 중이다. 현재 경비반장을 맡고 있다. H씨는 유연석 폭로글을 어떻게 읽었을까.

“맞는 말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습니다.” (경비반장 H씨)

H씨에 따르면, 지난 7년간 이곳에서 일했던 경비원은 5명. 그중 1명이 그만뒀고, 1명이 새로 왔다. 나머지 3명은 지금까지 7년 이상 근무하고 있다.

H씨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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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패치 (이하 D) : 유연석 인성을 폭로한 글이 나왔다.

H씨 : 처음 그 글을 읽었을 때, '유연석이 다른 아파트로 이사 가서 일어난 일인가?' 싶었다. 그런데 6~7년 전 일이라고 쓰여 있더라. 그러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이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D : 말도 안 된다?

H : 우선, 내가 아는 유연석은 절대 갑질할 사람이 아니다. 오피스텔 내에서 문제를 일으킨 적이 한 번도 없다.

D : 언제부터 이 오피스텔에서 근무했나?

H : 이 오피스텔에서 10년 가까이 일했다. 여기서 경비반장을 맡고 있다.

D : 유연석이 거주할 때도?

H : 한 2~3년 정도 살지 않았나? (유연석은 해당 오피스텔에서 2016년 4월부터 2018년 7월까지 거주했다.) 그때도 일하고 있었다.

D : 특별한 문제는 없었나.

H : 유연석 관련 민원은 한 건도 없었다. 조용하고 예의 바른 젊은이였다.

D : 조용하고 예의가 바르다?

H : 처음에는 연예인인 줄 몰랐다. 그러다 연속극(낭만닥터 김사부)에서 병원 가운 입은 모습을 봤다. 그때 연예인이란 걸 알게 됐다.

D : 유연석과 직접 대화한 적은?

H : 유연석이 주차 관련 문제로 (경비실에) 상의하러 왔다. 그때 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 뒤로 오다가다 만나면 인사하고 지냈다.

D : 주차 문제?

H : 유연석 차가 붉은색 JEEP였다. 그리고 다른 차가 더 있었다. 그 문제를 상의하러 온 것이다.

D : 유연석이 자전거를 탔나?

H : 자전거는 모르겠다. 내 눈으로 자전거 타는 모습을 본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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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폭로글에서 '자전거'를 언급했다. 유연석이 친구들과 라이딩 준비를 하다가 (경비원인) A씨 아버지를 모욕했다는 것. 여기서 잠깐, A씨의 글을 다시 읽어보자.

"유연석이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기 위해 자전거를 옆에 두고 간단한 스트레칭 중이었다. 저희 아버지는 말 한마디라도 걸고 싶어 경비실에서 나와 가장 가까이 있는 자전거를 보며 '여기 자전거도 유연석 씨 것인가요?'라고 웃으며 말씀하셨는데."

"유연석이 '내가 저런 그지같은 자전거를 탄다고? 저게 내 거라고?' 라고 말씀하시며 저희 아버지를 비웃으셨다고 하십니다. 유연석이 아버지 얼굴에 삿대질을 하고 혀를 찼고, 유연석을 포함한 무리들이 아버지 바로 앞으로 자전서를 타고 지나가며..."

'디스패치'는 (문제의) 자전거 보관대 위치를 확인했다. 오피스텔 지하 2층 주차장 한 켠에 거치대가 마련돼 있었다. 경비실에서 약 30m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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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 자전거 보관대는 어디에 있나?

H : 지하 2층 주차장 구석에 마련돼 있다. 주차 공간을 비워 오토바이나 자전거 등을 놓을 수 있게 만들었다.

D : 경비실에서 거치대가 보이나?

H : 경비실과 30m 정도 떨어져 있다. 경비실 안에서는 안 보인다. (쭉) 나가서 오른쪽으로 꺾어야 한다.

D : 글쓴이는 아버지가 경비실에서 (스트레칭하는 모습을) 보고 반가워서 나왔다고 썼다.

H : 그래서 그 글이 상황이 맞지 않다고 말하는 거다. 만약 CCTV로 보면 통로 정도 보이겠다.

D : 그럼 주차장에 자전거 거치대가 있나?

H : 보다시피, 거치대가 따로 없다. 주차 공간을 비워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주차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여기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전거를) 본인 현관문 앞에 둔다.

D : 글쓴이는 '유연석과 친구들이 아버지를 비웃으며 자전거를 타고 지나갔다'고 썼다.

H : 여긴, 지하 2층 주차장이다. 하루에도 수백 대의 차가 들락거린다. 상당히 위험하다. 대부분 엘리베이터로 (자전거를) 끌고 간다. 간혹 경비실을 지나 주차장 출구로 바로 올라가는 사람도 있다.

D : 엘리베이터는 어디에 있나?

H : 이 오피스텔은 한 건물이지만 1, 2동으로 나뉘어 있다. 경비실은 1동 쪽에, 자전거 보관대는 2동 쪽에 있다. 유연석은 2동에 살았다. 1동 주민은 1동 엘리베이터를, 2동 주민은 2동 엘리베이터를 탄다. 만약 유연석과 마주칠 일이 그리 많진 않다.

D : 유연석은 어디에 자전거를 보관했나?

H : 모르겠다. 나는 유연석이 자전거를 타는 걸 본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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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최초 게시글에서 "아버지가 유연석에게 모멸감을 느낀 뒤에 경비 일을 그만두셨다"고 말했다. 그는 12시간 뒤에 "유연석 때문에 그만둔 건 아니다"고 다시 수정했다.

D : 이 오피스텔 경비 시스템이 궁금하다.

H : 경비원 4명이 2인 1조로 돌아간다. 하루 일하고 다음 날 쉬는 시스템이다.

D : 그럼 (근무한) 10년 동안 경비원은 몇 번 바뀌었나?

H : 내가 일하는 동안 딱 1번 바뀐 적이 있다. 나를 포함해 3명은 지금까지 일하고, 1명만 바뀌었다.

D : 그 경비원이 퇴사한 이유를 알고 있나?

H : K씨? 그 사람은 다른 곳으로 이직했다. K씨는 아들은 없고 딸만 있던 걸로 기억한다.

D : K씨가 유연석 이야기를 한 적이 있나?

H : 전혀 없다. 다른 곳에서 경비를 한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그리고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경비반장인 내가 모를 수 없다.

D : 말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나?

H : 우리는 매일 교대 시간에 민원을 공유한다. 하루씩 돌아가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전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 한다. 특이상황이 발생하면 인수인계 때 보고 한다.

D : 글쓴이는 아파트에 '@@란'이 산다고 했다.

H : 오피스텔 입주민 전부를 알 수는 없어도 연예인 누가 사는지 안다. XX아, XX준, XX민, XX 등이 살았다. @@란? 누구를 말하는지 모르겠다.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

(네티즌들은 '@@란'이라는 말에 라미란, 장영란 등을 유추했다. '디스패치' 확인 결과, 당시 라미란과 장영란은 다른 지역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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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해당 오피스텔에서 근무하는 경비원은 총 4명. 그중 3명은 유연석이 살던 당시(2016년~2018년)부터 지금까지, 경비를 서고 있다. 나머지 1명은 그 이후에 들어왔다.

'디스패치'는 H씨를 제외한 다른 2명에게 전화를 걸었다. B씨는 "유연석이 누군지 모른다"고 답했다. C씨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퇴사한 K씨의 연락처는 구할 수 없었다.

경비원의 주요 업무는 주차관리다. 지하 1, 2층은 상가 방문 차량으로 복잡하다. H씨는 인터뷰 도중에도 방문차를 확인하느라 바빴다. "어떤 일로 오셨습니까?"를 계속해서 물었다.

마지막으로, H씨의 이야기다.

"나는 유연석과 아무 관계도 없다. 이사 이후로 연락한 적도 없다. 하지만 내 진술로 누명을 벗을 수 있다면 기꺼이 하겠다. 평상시 행동이 안 좋았다면 '그럴 줄 알았다'며 나서지도 않았을 거다. 하지만 전혀 아니다. 이런 식으로 뒤에 숨어 모함하면 안 된다."

(H씨는 이번 사건의 3자에 해당한다. A씨의 주장을 목격한 증인은 아니다. 단, H씨의 진술은 폭로글의 진위 여부를 판단할 객관적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이에 H씨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옮겼다.)

<사진=이승훈기자(Disp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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