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8 (월)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5·18정신 헌법 수록 반대’ 김재원, 전주 최고위 불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김재원 최고위원이 지난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이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재원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이 23일 전주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전광훈 목사의 주일예배에 참석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정신의 헌법 수록과 관련해 “그건 불가능하다. 반대다”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데 이어 이날 호남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했다. 공개 사과 요구를 피하기 위해 언론 노출을 꺼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침묵과 무대응으로 비판 국면을 넘기려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후보 중 가장 높은 득표율(17.55%)을 기록하며 당선된 김 최고위원은 그 주 극우 성향 전 목사가 주최한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연단에 오른 그는 전 목사가 “김기현 장로를 우리가 이번에 밀었는데 세상에 헌법 정신에 5·18 정신을 넣겠다(고 한다). 그렇다고 전라도 표가 나올 줄 아느냐. 전라도는 영원히 10프로(퍼센트)”라고 말하자 “그건 불가능하다. 저도 반대다”라고 답했다. 전 목사가 “그냥 전라도에 립서비스하려고 (말)한 것이냐”고 묻자 김 최고위원은 “표를 얻으려면 조상묘도 파는 게 정치인 아니냐”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이날 “최고위원에 1등으로 당선된 김재원 의원님이 여기 지금 앉아있다”고 김 최고위원을 소개하면서 “이제는 광화문(태극기집회 세력 추정) 시대가 와서 광화문에 거슬리게 하면 정치를 절대로 해먹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날 발언과 관련해 “제 개인 의견”이라며 “지금 개헌이 좀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비판이 이어지자 지난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3월 12일 오전 사랑제일교회의 예배에 참석하여 교인들 앞에서 언급한 저의 모든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죄송합니다” “아울러 5.18 정신의 헌법전문 게재에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도 알려드립니다”라는 짧은 사과문을 올렸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 최고위원은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는 당의 권고를 받고서야 SNS에 사과문을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은 이후 공식 석상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육성으로 사과하지 않은 채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SNS에 사과문을 올린 이후 열린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에는 무단으로 불참했다. 김 최고위원은 당시 한 언론을 통해 “병원 예약을 잡아놨는데 최고위 회의 일정이 변경이 되는 바람에 오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그는 회의 시작 직전 당 사무처에 이유를 밝히지 않고 회의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는 참석했지만 이날 당 지도부가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전주에서 개최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는 또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어떤 사정인지는 모르지만 김 최고위원이 그 점(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반대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표명한 것을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도 따로 이유를 밝히지 않고 당에 회의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경향신문에 “병원 진료”라고 불참 사유를 밝혔다.

한 국민의힘 초선의원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사랑제일교회에 갈 시간은 있고 호남에서 하는 최고위원회의에 갈 시간은 없나 보다”라며 “공식적으로 반성한다는 얘기를 하면 자기 지지층이 무너질 거고 이야기를 안 하면 해당(害黨)이 되니까 비겁하게 안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 채용부터 성차별, 27년째 OECD 꼴찌 이유 있었다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