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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키스방서 만난 지적장애인 유혹해 억대 뜯어낸 여성에 징역 3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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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방에서 만난 중증 지적장애인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악용해 억대의 사기 행각을 벌인 여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10단독 김병진 판사는 준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세계일보

부산지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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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7월 키스방에 근무하던 중 남성 B씨를 손님으로 처음 만났다. 지능지수(IQ)가 56에 불과한 중증 지적장애인 B씨가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자, A씨는 돈을 뜯어내기로 마음먹고 B씨에게 접근했다.

A씨는 2020년 8월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이 있는데 당장 갚지 못하면 큰일 난다’고 속여 B씨로부터 500만원을 송금 받는 등 지난해 9월까지 137차례에 걸쳐 총 1억2129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또 B씨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B씨 휴대전화로 게임 아이템을 결제하는 등 7차례에 걸쳐 1105만원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

A씨의 범죄행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B씨의 배우자 C씨에게까지 마수의 손길을 뻗쳤다. A씨는 지적장애인인 C씨를 부추겨 주부 신용 대출을 받도록 압박한 뒤, 300만원을 가로채 공범과 절반씩 나눠 가졌다. 이 과정에서 대출을 받아내기 위해 상담원이 질문하면 휴대전화 스피커폰으로 듣고 있다가 종이에 답변을 써서 C씨가 그대로 따라 읽도록 시켰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리분별력이 부족한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을 좋아한다는 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 정도가 상당히 거액이고 피해가 회복되지 못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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