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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習·푸틴 정상회담, '우크라 위기' 평화 해결 강조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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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中계획이 사태 해결 기초...단, 우크라 준비돼야"

中매체 "中 평화노력 성과"…AFP "돌파구 없었다"

양국 경제협력 강화···러시아, 대중 의존도 심화 '부각'

여유롭고 자신감 넘치는 習···푸틴에게 '형 노릇'

아주경제

Russian President Vladimir Putin shakes hands with Chinese President Xi Jinping during a signing ceremony following their talks at the Kremlin in Moscow, Russia March 21, 2023. Sputnik/Mikhail Tereshchenko/Pool via REUTERS ATTENTION EDITORS - THIS IMAGE WAS PROVIDED BY A THIRD PARTY./2023-03-22 02:26:55/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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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조속한 평화회담 재개 노력을 지지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우크라이나 사태는 중국의 제안을 기초로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중국·러시아 정상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평화롭게 해결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평화 협상을 통한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강조했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 등 외신은 이날 보도했다. 다만 구체적인 해법은 마련하지 못했으며, 서방국의 제재 속 양국간 관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푸틴 "中계획이 사태 해결 기초...단, 우크라 준비돼야"

보도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우리의 계획은 유엔 헌장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공정한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평화와 대화를 지지한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도 “중국이 제시한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의 입장'을 토대로 우크라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러시아는 가능한 빨리 한 평화 회담을 재개하려고 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을 경우"라고 조건을 달며 책임을 돌렸다.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의 입장'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맞은 지난달 24일 발표한 것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대화 재개와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2일 “중국의 제안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며 “푸틴 대통령이 이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평화 협상에 개방적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신문은 시 주석의 평화 중재자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중국의 변함없는 평화의 노력이 효과를 내면서 국제사회의 평화 역량에 희망과 동력을 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AFP는 이번 정상회담을 "우크라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돌파구는 없었다"고 평가 절하하며, 이번 정상회담의 목적은 서방과 갈등 속 양국 관계의 안정성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이날 회담에서 "중·러 관계를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의 근본이익과 세계발전 흐름에 기반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중국은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 강화라는 커다란 방향을 흔들림 없이 이어갈 것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이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푸틴 대통령에게 올해 열리는 제3차 일대일로 정상포럼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해 달라고 초청했다는 사실도 이날 공개됐다.

경제 협력 강화···러시아, 대중의존도 심화 '부각'

이날 양국 정상은 경제 협력을 포함한 10여건의 합의와 ‘중·러 신시대 전면적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 그리고 '2030년 경제 협력을 위한 계획'에 서명하며 양국 관계의 협력 발전과 향후 청사진도 제시했다.

공동성명에는 통화, 금융, 에너지, 인공지능(AI)과 IT, 의료·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란 내용이 담겼다.

공동성명 발표 후 푸틴 대통령은 "건설적, 성공적인 회담"이었다고 말했고, 시 주석은 "솔직하고 우호적이며 성과 있는 회담"이라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국 기업이 러시아를 떠난 서방국 기업을 대신하는 것을 도울 준비가 됐다"며 중국기업의 러시아 투자를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는 중국의 석유, 천연가스, 석탄의 '전략적 공급상'"이라며 양국간 에너지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시 주석도 "중국과 러시아가 더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더 넓은 범위에서 '실질적 협력'을 추진하자고 화답했다.

다만 양국간 경제 협력 수준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러시아~몽골~중국을 연결하는 가스 수송 파이프라인인 ‘파워 오브 시베리아2′ 사업과 관련해서 커다란 진전이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사업의 연구 및 협상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만 짧게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경제 문제에 대해 양국이 결정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정치적, 경제적 지원에 대한 러시아의 의존도가 깊어지면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줄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여유롭고 자신감 넘치는 習···푸틴에게 '형 노릇'

실제 서방 제재로 고립된 러시아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심화된 중·러 간 비대칭적 관계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층 더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리아 샤기나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FT에 “서방국 제재는 이미 러시아와 중국 사이의 비대칭적 관계를 악화시켰다”며 "러시아가 이제 (중국의) 하위 파트너라는 사실을 숨기기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날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는 나타났다. 로이터는 보디랭귀지 전문가를 인용해 중·러 정상회담에서 보인 두 정상의 몸짓을 분석하고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보다 더 여유롭고 위엄 있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구체적으로 양국 정상이 악수를 할 때 시 주석이 먼저 푸틴 대통령을 향해 위에서 아래로 손을 내밀어 악수함으로써 양국 관계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가 하면, 시 주석이 침착하고 자신 있는 모습을 보이며 마치 푸틴 대통령에게 '형 노릇'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1952년 10월생으로 1953년 6월생인 시 주석보다 한 살 많다.

중국 국영중앙(CC)TV는 이날 푸틴 대통령이 수시로 시 주석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시 주석이 회담장을 떠날 때 직접 문 앞까지 배웅하는 장면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아주경제=베이징(중국)=배인선 특파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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